“코로나19 재택근무로 손발이 꽁꽁 묶이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해외 법인에 출장을 못 가는 최근 4개월여 동안 회사가 잘 돌아갈지 엄청나게 걱정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겁니다. 오히려 더 잘 되는 분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첫 발제를 맡은 이윤재 지누스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라며 이같이 밝혔다. 도전과나눔(이사장 이금룡)은 기업가 정신 함양, 창업 생태계 육성을 비전으로 창조와 혁신, 나눔과 봉사를 핵심가치로 지난해 8월 출범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수출 산
증인을 만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매트리스 제조 기업인 지누스는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온라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토종 기업이다. 1990년대 텐트용품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으나 IMF 사태가 터지면서 1000억원대 빚더미에 올라서기도 했다. 당시 주력 사업 영역을 매트리스·가구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부피가 커 물류가 어려웠던 매트리스를 박스에 접어 넣는 아이디어로 수출 활로를 뚫어낸 것이 주효했다.
이윤재 회장은 기업 경영 40여년 동안 1년의 반 이상을 해외 출장에 할애했다. 국토가 좁은 국내 시장 여건 상 살 길이 수출에밖에 없다고 여겼다. 매달 현지 법인장을 만나 업무체크를 직접 수행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출장길이 막혔다. 게다가 중국 법인 공장에서 구정을 전후해 생산 자체가 올스톱됐다. 이 회장은 “사태 초기 한달여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확대되는 동안에도 회사에 우려했던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사태를 계기로 출장 대신 스카이프나 줌을 통한 화상회의를 본격 도입한 덕분이다. 매달 받던 업무보고를 매주 받기 시작하면서 되레 문제가 개선됐다. 현지 직원들 역시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길때보다 부담을 덜어 만족도가 높아졌다. 이 회장 역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개인 건강을 더 챙길 여건이 마련됐다.
이 회장은 “우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악마라고 표현하고 굉장히 괴로운 것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우리 삶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변화라고 본다”며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저 뿐만 아니라 세계 많은 경영자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느끼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영현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은 1960년대 처음 한국 상품을 캐나다에 수출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인의 저력'을 강조했다. 이 명예회장은 50여년 동안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한결같이 한국 상품만 고집해 왔다. 협상에 유리한 일본·중국 제품 대신 '메이드인 코리아'만으로 월 1000만달러가 넘는 수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영현 명예회장은 “한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 대응 역시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잘 해냈다. 세계가 알아주는 선진국이 됐다”며 “한국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훌륭하고 기질이 강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 '무조건 할 수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저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