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에 직면한 백화점들은 소비자를 직접 찾아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트렌드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1분기 '빅3'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82.1%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57.7%, 65.3% 줄어들었다. 새학기와 봄 정기세일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소비자 발길이 뜸해지자 백화점들은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을 통한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매장을 스튜디오로 활용하면서 매장 투어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대리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네이버와 손잡고 백화점 매장 상품을 온라인 실시간 영상으로 판매하는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9시 네이버 쇼핑에 있는 백화점윈도 라이브 코너에서 방송을 진행한다. 남성의류, 영패션 등을 라이브 형식으로 선보인 결과 한 시간 동안 매장 브랜드 월 매출의 30%를 벌어들였다. 방송뷰도 4만9000회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통해서 판매하는 상품군과 콘텐츠를 다양화해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해외패션 브랜드도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번 방송을 하면 5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접속하는 등 고객 반응이 생각보다 좋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의 장점을 접목시킨 미디어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론칭한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올해 3월 '100LIVE'로 변경했다. 100LIVE는 모바일 홈쇼핑 형태로 일주일에 5일, 하루에 1번 상품마다 시간대를 달리해 매장에서 진행한다.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원하는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해 반응이 좋다. 지난달 이용고객이 서비스 초기와 비교해 10배가량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2030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콘텐츠 홍보를 위한 유튜브 채널 '롯쇼라이브'도 운영하고 있다.
AK플라자는 언택트 판매 채널인 '모바일 라이브 방송' 방송 횟수를 하루 평균 8~10회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한 달간 6회 방송에 머물렀다. 4개월간 200회 방송을 하면서 누적 고객이 2만명에 달했다. 의류, 언더웨어, 액세서리, 소품 등 100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고 방송을 원하는 브랜드 수도 증가하고 있다. 유명 액세서리 방송에서는 50분간 5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면 판매보다 시간 효율면에서 월등해 매장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 AK플라자는 미디어커머스를 위해 전담조직인 '신채널팀'을 만들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커머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서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백화점업계도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