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 후 맞은 첫 주말에 롯데월드몰 등 주요 유통 사업장을 깜짝 방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본에 발이 묶였던 만큼 발 빠른 현장 점검으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토요일인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을 방문해 매장 곳곳을 둘러봤다. 신 회장은 마스크를 끼고 소수 수행원과 매장을 돌며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이후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주요 유통 계열사들은 코로나19로 국내외 방문객이 급감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쇼핑 1분기 영업이익은 74.6%나 급감했고, 롯데호텔은 영업손실 7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신 회장은 지난 19일 약 2개월만에 대면으로 개최한 임원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할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성장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래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주문한 것이다.
이번 신 회장의 현장 방문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채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각 계열사들도 신 회장의 보폭에 맞춰 '포스트 코로나' 대비 전략 수립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경우 늦어도 2022년까지 200개 점포를 정리할 방침이었으나 6월부터 롯데마트 점포를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목표치의 절반 이상인 120여개를 연내 닫기로 했다. 이와 함께 통합 온라인 사업인 '롯데ON'에 무게중심이 더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통 부문 사업 전략 재검토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7월쯤 열릴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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