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원격 체육 수업 때 스쿼트 운동을 가르쳐 줬어요. 대부분 수업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서 아이가 정말 좋아했어요.”
“말만 원격수업이지 아이는 녹화된 영상만 봤어요. 옆에서 수업을 지켜봤는데 교사와의 교류도 없고 지루하기만 했어요.”
원격수업에 대한 주변 학부모 평가는 극단으로 나뉘었다.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성인인 부모조차 10분 넘게 집중해서 보기 어려웠단 반응도 있었다. 교사의 정보기술(IT) 숙련도에 따라 수업 수준이 결정됐다.
원격수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지만 수업 질, 서비스 고도화 등 앞으로 고민해야 할 숙제가 많다. 교육부가 대면·원격 수업을 융합한 '블렌디드 러닝'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후속 세부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원격수업의 질을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 수준은 학교·교사별로 천차만별이다. 교사의 IT 친숙도에 따라 수업이 달라진다. 이 같은 양극화가 고착되면 특정 학교, 교사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아이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라도 원격수업에 대한 교사 재교육이 시급하다.
에듀테크 생태계에 대한 논의도 요구된다. 실시간 수업을 하는 교사의 경우 대부분 구글, 시스코 등 글로벌 서비스를 사용했다. 그동안 공교육에서 원격수업을 하지 않아 국내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선택지도 좁았다. 교사들이 처음 접한 글로벌 서비스에 익숙해지면 아예 국내 서비스 사용을 시도하지 않을 공산도 크다.
국내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보다 학교 요구 사항에 맞춰 즉각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국내 생태계를 기를 수 있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영국 등 해외 정부는 수년 전부터 에듀테크 생태계를 기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이 생길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우리 정부 또한 국내 에듀테크 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원격수업이 자리 잡았다. 뒤처져 있는 국내 원격수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화에 안주하지 말고 질 측면에 신경 써야 한다.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국내 원격수업과 에듀테크 생태계를 기대해 본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