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업체감경기 전망치가 전달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부정 전망이 우세했다. 제조업 자금사정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6월 전망치는 68.9를 기록했다. 5월 전망치 61.8보다 7.1포인트(p) 상승했으나 여전히 70선을 넘지 못하며 부정 전망을 이어갔다. 이달 실적치는 70.6으로 61개월 연속 부진이 계속됐다.
6월 전망치는 부문별로 내수(71.4),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재고(104.8), 고용(85.2), 채산성(76.2)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순으로 낮은 전망치를 나타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주요국 해외공장 셧다운 지속으로 내수와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제조업 자금사정 전망(73.9)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66.4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되고, 금융기관 대출 여건도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기업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 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경연은 경기 전망이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을 밑돌 정도로 낮고, 과거 위기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최저치(52.0) 기록 후 두 달 만에 24.1p 상승한 반면 이번 위기 때는 4월 최저치를(59.3) 기록 후 같은 기간 9.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공급 복합적 충격이 겹쳐 경기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봤다.
5월 실적치는 70.6을 기록하며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로 회복세 지속에 대해 예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기업들이 경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절차 간소화 등 적극적 유동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