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전 시장 판도가 변화했다. 전염병 감염 우려로 소비자가 가정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사를 도와주는 가전이 필수 제품으로 부상했다.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와 같은 환경 가전도 판매가 늘었다. 실내에서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여가를 위한 게이밍 관련 기기도 주목받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면서 온라인몰이 크게 성장한 변화도 감지됐다. 가전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코로나19사태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며 가전 시장 지형도는 당분간 크고 작은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 '집콕' 가전 폭발 증가세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 확대로 소비자가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점이 특정 가전제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가사를 대신해주는 '집콕' 가전이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장 크게 시장이 성장한 제품은 단연 식기세척기다.
28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식기세척기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0% 성장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밥'을 먹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위생을 추구하는 수요와 가사를 분담하려는 수요가 겹쳐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식기세척기가 30만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는 SK매직이다. SK매직은 신제품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한국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의류 건조기도 작년 동기 대비 30%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이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1분기 건조기와 의류청정기 등 의류관리 가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위생 관련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식기세척기와 건조기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기세척기는 집에 머물며 식사를 해결하는 고객들이 설거지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많이 찾고 있으며, 건조기는 깔끔하게 세탁물을 건조해줌과 동시에 세균을 없애는 효과가 탁월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공기청정기, 공기살균기와 같은 환경 가전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환경 가전은 렌털 구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로 산업 대부분이 불경기를 겪은 가운데, 렌털 업계만은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안 여가를 위한 게이밍 기기-홈카페 시장도 성장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여가 시간을 즐기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이런 변화 역시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
'집콕족'이 늘며 게이밍 PC 시장도 소폭 성장했다. 중국 PC 생산 기지 셧다운 문제로 수급이 원활치 않은 부분도 일부 존재했지만, 전반적으로 게이밍PC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늘어났다 게 업계 평가다.
가정에서 영화관에 온 듯 한 기분을 누릴 수 있는 프로젝터 시장도 코로나19로 시장이 성장한 전자 제품으로 꼽힌다.
가전유통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4K 화질 프로젝터에 대한 문의와 구매가 계속 늘고 있다. 국내 프로젝터 점유율 1위 LG전자를 비롯해 소니코리아, 옵토마, 주연테크 등도 앞 다퉈 프로젝터 전략 제품을 선보이고 점유율을 확대했다.
'홈카페족'이 늘며 커피머신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시장 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1~2월 커피머신 누적 매출은 210억원을 육박했다. 이중 온라인 비중이 160억원으로 전체 76% 차지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홈카페 관련 용품은 전월 평균 대비 30%가까이 늘었다. 에스프레소 머신, 캡슐커피, 전동 그라인더, 드립 커피머신, 커피메이커 제품 모두 골고루 판매가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가전업계는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며 소비자 수요 증가에 대응했다”면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업계는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