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3개월까지 늘리는 대학 학기제 개편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성균관대가 이번 여름방학부터 이 같은 '도전학기제'를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 도입한다. 서울과학기술대도 내년부터 여름방학을 3개월로 연장하는 것을 추진 중이어서 학기제 변화 시도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성균관대는 개강을 기존 3월에서 2월로 앞당기고, 학기 수업 주수를 줄여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리는 도전학기제를 다음달부터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성균관대는 6월 22일부터 8월 28일까지 도전학기제를 운영한다. 당초 11주로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1학기 개강이 연기되면서 10주로 다소 짧아졌다.
성균관대는 이번 여름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도전학기제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방학 기간을 늘려 학생이 목표한 일을 도전할 수 있는 도전학기제 도입을 준비했다.
성균관대는 도전학기에 △정규교과 △비교과 △인턴십 △국제교류 활동을 실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은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한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수업이 대거 포함됐다.
인턴십은 현장실습, 문제해결프로젝트, 연구체험으로 나눠져 총 6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성균관대는 대학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산업현장에서 실제 활용하면 졸업 후 기업 적응이 빨라지고 실무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제교류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내년부터 시작한다.
서울과기대 역시 내년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길어진 여름방학을 활용해 학생들이 해외 인턴, 교환학생 등 다양한 활동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름방학을 기간별로 세분화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비교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집중학기제, 유연학기제 등 다양한 학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도 서울에 위치한 또다른 대학도 여름방학을 3개월로 확대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학이 학기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2개월 남짓한 여름방학으로는 새로운 분야를 제대로 배우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생 뿐 아니라 교수 또한 긴 여름방학을 활용해 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보통 대학 방학 기간은 2개월을 조금 넘기 때문에 인턴이든 학문이든 뭔가를 집중적으로 경험하기 부족한 기간”이라며 “최소 3개월인 기업 인턴십을 하려면 휴학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학기제 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여름방학이 길어지면 개강 시기가 종전 3월에서 2월께로 당겨질 수 있다. 각 대학은 추진 경과를 살펴본 후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