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넉넉' 롯데케미칼, 두산솔루스 인수 시너지 효과는 미지수?

[사진= 롯데케미칼, 두산 제공]
[사진= 롯데케미칼, 두산 제공]

롯데케미칼이 넉넉한 실탄을 바탕으로 두산솔루스 유력 인수 업체로 급부상했지만, 천문학적 인수 자금을 상쇄할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목표로 하는 스페셜티 케미칼 업체 도약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매도 가능 금융자산 등 현금화 가능 자산은 약 3조7000억원 수준이다. 차입금(3조5551억원)을 고려하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롯데케미칼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최근 매물로 나온 두산솔루스 인수 유력 업체로 떠올랐다. 두산솔루스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지박과 동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생산 업체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2019년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세계 선두 업체 히타치케미칼 인수에 실패하자 지난 20일 이 회사를 인수한 쇼와덴코 지분을 4.69% 인수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두산그룹으로부터 두산솔루스 매각 관련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수령, 투자 검토에 나섰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솔루스 매각 대금을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이 1조원 들여 두산솔루스 인수에 나설 만큼 시너지가 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배터리 원통형 규격이 21700(직경 21㎜·길이 70㎜)으로 소형화되는 가운데 전해해 제조한 동박 판매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전해동박 기술력은 세계 1위 전지용 동박기업인 KCFT 대비 폭을 맞추는 기술력이 다소 떨어진다”면서 “특히 중국 정부가 보조금으로 동박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공급 과잉 우려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산솔루스 인수는 롯데케미칼이 목표로 잡은 고부가 스페셜티 케미칼사 도약에 일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무 부서는 두산솔루스 기술력 등을 감안,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가치평가 결과 등은 최종 입찰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전 참여 유무는 시시각각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아직 밝힐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