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일환으로 추진 중인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0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두산중공업 재구구조 개선 계획(자구안)을 확정, 정부에 보고했다. 대주주 유상증자와 주요 계열사 및 비핵심자산 매각 등도 담겼다. 자구안 규모는 총 3조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채권단은 두산과 협의해 계열 전반 유동성을 점검하고, 두산중공업 중·장기 사업개편 방안 및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해 온 바 있다.
채권단은 이번 경영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두산중공업에 1조 안팎 추가 지원할 전망이다. 지원액은 기존 2조4000억원에서 3조원대로 확대된다.
두산이 추진 중인 자산 매각 작업은 빨라질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와 ㈜두산에 속한 모트롤BG를 매물로 내놨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을 매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클럽모우와 두산건설 논현동 사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일부에선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도 잠재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면 단박에 2조원 이상을 손에 쥘 수 있다.
다만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 유상증자가 경영정상화 방안에 들어간 것을 보면, 이들 핵심 자산 매각 등은 자구안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음 달 초 두산중공업 추가 지원을 위한 내부 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채권단과 정부 회의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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