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전명가 밀레, LG 기술로 로봇청소기 만든다

LG, 특허 라이선스 계약 체결
충전 유도 가이드 등 세 가지
얼음정수기냉장고 핵심 기술
GE어플라이언스와 라이선싱

LG전자 로고
LG전자 로고
독일 밀레 로고
독일 밀레 로고

유럽 가전 명가 밀레가 LG전자에 특허료를 내야만 로봇 청소기를 팔 수 있는 신세가 됐다. LG전자는 실적으로 세계 1위 미국 월풀을 제친데 이어, 특허 분야에서도 세계 1위 가전 업체임을 증명하게 됐다. 한국 가전업체가 유럽과 미국 대표 가전업체에게 지적재산권을 인정받은 쾌거여서 주목된다.

LG전자 로봇청소기 충전 유도 가이드 특허기술
LG전자 로봇청소기 충전 유도 가이드 특허기술

1일 LG전자는 최근 독일 밀레(Miele)와 로봇청소기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밀레는 LG전자 로봇청소기 특허 기술을 사용해 로봇청소기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계약은 LG전자가 로봇청소기에 채택한 '충전 유도 가이드' 등 3가지 독자 기술에 관한 것이다. '충전 유도 가이드'는 청소를 마친 로봇청소기가 다음 청소까지 대기하기 위해 충전 도크(Dock)까지 정확하게 복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LG 코드제로 씽큐 R9 보이스_제품컷_충전도크
LG 코드제로 씽큐 R9 보이스_제품컷_충전도크

로봇청소기 대부분은 적외선 유도 신호를 따라 충전 도크로 돌아온다. LG전자 특허는 적외선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격벽 구조를 이용해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적외선을 차단한다. 이 기술을 적용한 로봇청소기는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나간 적외선 신호를 감지하며 정확하게 충전 도크까지 도착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외에도 '먼지통에 결합되는 필터의 장착여부 감지구조', '하부 브러시의 결합구조' 등의 특허를 밀레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와 관련한 700건이 넘는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밀레는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강남 지역을 주름잡던 '고급 가전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러나 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선보이고, 차별화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 밀레 입지는 좁아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밀레는 유럽 빌트인 시장을 호령하는 강자로 통하지만, 특허를 무기로 한 LG전자의 기술력이 프리미엄 가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LG전자는 GE어플라이언스(GE Appliance)와 프리미엄 냉장고인 얼음정수기냉장고의 핵심특허 라이선싱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GE어플라이언스는 LG전자 특허를 사용해 얼음정수기냉장고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도어 제빙 기술과 관련한 글로벌 기준 등록특허도 40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3년 연속 세계 1위 가전업체 미국 월풀의 영업 이익을 제치고 세계 정상 자리에 오른데 이어, 특허로도 세계 최고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특허 경영을 강화했다. 타업체의 특허 무단 사용과 침해에 적극 대응하고 특허권을 활용해 로열티 수익을 내고 있다. 보유 특허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전생규 LG전자 특허센터장 부사장은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원동력인 지적재산권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