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려운 내수 사정을 고려해 이달 말로 끝나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30%'로 인하폭을 낮춰 올 연말까지 연장한다. 내수판매 부진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받은 충격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개소세 인하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소비진작 효과가 떨어졌다는 지적과 유효하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1일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승용차 개소세 인하 방안이 이달 말 일몰(종료)이 예정돼 있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충격에 침체된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차원에서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인하폭을 70%에서 30%로 낮췄다. 현재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기본세율은 5%다. 다만 경기조절, 가격안정, 수급조정 등 목적일 땐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본세율의 30%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2018년 7월 19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승용차에 붙는 개소세율을 5%에서 3.5%로 낮춘 바 있다.
반면에 이달 말까지 시행하는 70% 인하는 법 개정 사항이다. 앞서 3월부터 정부는 승용차를 구입할 경우 100만원 한도에서 개소세를 5%에서 1.5%로 70% 인하해줬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은 올해까지 모두 5번(연장은 한번으로 간주) 이뤄졌다.
개소세 인하 시기는 △2008년 12월 19일~2009년 6월 30일(리먼사태 등 국제금융위기 대응) △2012년 9월 11일~2012년 12월 31일(유럽발 국제금융위기 대응) △2015년 8월 27일~2016년 6월 30일(메르스 이후 대응·1차 연장 포함) △2018년 7월 19일~2019년 12월 31일(세계 경제 불확실성 대응·2차 연장 포함) △2020년 3~6월(코로나19 대응) 등이다.
내수 활성화를 이유로 업계는 정부에 연말까지 개소세 인하 혜택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지금껏 개소세 인하를 촉발한 원인은 모두 달랐지만 '경기침체 대응'이라는 공통 목표를 함의했다. 소비 진작은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개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늘었다.
판매증대 효과는 과거와 비교해 증가 폭이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시점을 앞당기는 것에 불가해 결국 자동차 판매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못박았던 시한으로 한정해야 수요가 단기적으로 몰리는데, 수차례 이어진 연장 학습효과에 수요가 많이 몰리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개소세 인하 연장에 따른 세수 감소도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 개소세 정책 동향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기준 1조원 안팎의 자동차 개별소비 세수(신고기준)가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개소세 인하 조치는 그만큼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3~6월까지 70% 개소세 인하에 따라 약 4700억원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