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이 미래지향적 노사관계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삼성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강의를 들은 것은 3년여 만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밝힌 삼성의 변화 의지를 실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사장단 대상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강연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강연에서 △한국노동운동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다루고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강연이 끝난 후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강연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면서 했던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는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은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해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부회장 약속 이후 삼성은 지난달 29일, 300일 넘게 삼성 서초사옥 부근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와 합의하며 '사회적 합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사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중국 ICT 동향과 한중협력 방향'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들은 지난달 7일 문 위원장으로부터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특강을 듣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