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에 대한 TV 광고 규제를 완화했다. 이미지 광고에 한해 시간 제한 없이 TV 광고 송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업계는 금융당국의 뒤늦은 규제완화에 냉랭하다. 이미 광고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상황에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내부 자율 규제인 '저축은행 광고심의규정'을 개정해 이미지 광고에 한해 저축은행이 시간 제약 없이 TV 광고를 하도록 열어줬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5년 7월 저축은행도 대부업체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청소년이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인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1시부터 10시, 주말·공휴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에는 TV 광고를 못하는 내용의 광고심의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당시 SBI·OK·웰컴·JT친애·HK저축은행 등 TV 광고를 하던 저축은행 5개사와 저축은행중앙회는 상품광고에 대한 규제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지 광고에도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을 했다.
5년간 지속된 저축은행의 TV 광고 규제완화라는 '숙원'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저축은행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이미 5년간 저축은행 위상이 변했고, 광고 트렌트가 급변했다는 이유다.
저금리 기조에 0.1%포인트(P)라도 높은 금리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여기에 각 저축은행이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상당한 이미지 개선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광고 트렌드도 변했다. 과거 대형 저축은행들이 주로 TV 이미지 광고를 했지만, 현재 TV에서 이미지 광고를 하는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 단 한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저축은행은 유튜브나 SNS 등에서 광고를 진행 중이다.
J트러스트 그룹(JT캐피탈,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은 제이트러스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룹 반려견 캐릭터 '쩜피' 관련 영상을 게시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과거 유행했던 대중가요 등 레트로 감성 콘텐츠를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선보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자사 디지털 뱅킹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 관련 광고를 유튜브 등에서 선보인 바 있다.
업계는 금융당국의 뒤늦은 규제완화가 아쉽다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나빠진 저축은행 이미지 개선을 위해 광고규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업계 이미지 개선을 위해 TV 광고를 찾는 저축은행이 많았다”면서 “현재는 저축은행 이미지가 상당히 개선됐고 TV 광고에 대한 요구가 없는데 이런 규제가 현실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
박윤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