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는 벤처투자 시장...4월 투자 전년比 10% 감소 "하반기엔 회복 기대, 회수 시장 활성화 고민해야"

지난 4월 신규 벤처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보이면서 벤처생태계 활력이 꺼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벤처캐피탈협회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올해 신규 벤처투자는 총 1조1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까지의 신규투자액 7463억원에 비해 약 2685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신규 투자 금액(1조1382억원)에 비해서는 10.8% 감소했다.

월 단위 기준으로는 4월 신규 투자가 약 908억원이 감소했다. 올해 4월 한 달간 이뤄진 신규 투자는 2685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4월에는 3593억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4월 한 달간의 신규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5%가 줄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당초 우려에 비해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타격을 입은 여타 중소기업 관련 생산과 수출 등 각종 지표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기업 발굴이 이뤄진 셈이다.

실제 지난해에 비해서는 4월 투자가 크게 감소했지만 장기 관점에서 벤처투자 시장은 지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투자가 줄었을 뿐 2018년 4월의 9876억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신규 벤처투자가 4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속한 성장을 이룬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3~4월에는 사실상 투자를 위한 새로운 미팅을 실시했다기 보다는 과거 투자를 검토했던 기업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에서 다시 주목할 만한 기업을 추려내 는데 집중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모태펀드에서도 투자 유인책을 제시한 만큼 투자는 지속되겠지만 신규 투자보다는 펀드 결성, 결성보다는 자금 회수 시장이 막힌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4월 한 달간 새로 결성된 벤처펀드는 2개에 그쳤다. 유안타인베스트가 운용하는 1250억원 규모의 '키움-유안타 2019 스케일업 펀드'와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의 IMM세컨더리 벤처펀드 4호 외에는 신규 결성이 없었다.

5월 들어서는 그나마 펀드결성에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지만 회수 시장은 여전히 좋지 않다. 실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단 1개도 없었다. 그나마 V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가 상장하는데 그쳤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시장이 완전히 죽어 버려 투자 기업의 기업공개(IPO)는 엄두도 차마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 투자 유인책 외에도 아니라 VC 자금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게끔 구주매각 등을 활성화하는 등 회수시장 활성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보릿고개 넘는 벤처투자 시장...4월 투자 전년比 10% 감소 "하반기엔 회복 기대, 회수 시장 활성화 고민해야"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