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올 하반기 40여종의 신차를 내놓고 본격 신차 레이스를 펼친다. 상반기보다 대어급 신차 숫자는 줄었지만 베스트셀링 모델 신형을 중심으로 신차효과를 발휘해 침체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올 하반기 신차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SUV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소형부터 중형까지 SUV 신차 10종 이상이 출시를 앞뒀다. 수입 전기차도 6종이 추가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할 전망이다.
◇완성차, SUV 수요 확대에 '올인'
완성차 업계는 올 하반기 SUV에 집중한다. 상반기 신차를 대거 쏟아내며 해외 실적 하락분을 내수로 만회한 현대차그룹은 신차 8종 가운데 5종을 SUV로 채운다. 상반기 뚜렷한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도 SUV 신차 2종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달 '싼타페'에 이어 하반기 '투싼' '코나' 등 대표 SUV 신형 모델을 투입한다. 싼타페 출고가 본격화할 하반기부터 신차효과를 발휘하고 투싼과 코나가 상승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신차 3종 모두 이미 시장에서 상품성을 입증한 베스트셀링 모델인 만큼 하반기 판매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투싼은 4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친다. 신형 투싼은 뼈대에 해당하는 플랫폼부터 디자인, 파워트레인을 바꾸고 첨단장비를 채택해 준중형 SUV 최강자로 거듭난다. 투싼 라인업에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한다. 코나도 부분변경을 통해 경쟁이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 세단 라인업에는 '아반떼' '쏘나타' 고성능 N라인이 데뷔를 앞뒀다.
기아차 역시 '카니발' '스포티지' '스토닉' 등 레저용차량(RV) 라인업을 앞세운다. 가장 큰 기대주는 카니발이다. 국내 승용 미니밴 시장에서 경쟁자 없이 수년째 독보적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기아차 효자 차종이다. 4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치는 카니발은 스마트 주차보조, 디지털키, 카투홈 등 신기술을 모두 넣어 상품성을 강화한다.
5세대 완전변경에 나서는 스포티지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개선한다. 주력이던 디젤 모델 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스토닉은 2017년 데뷔 이후 첫 부분변경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스포츠 세단 '스팅어'도 부분변경을 시도한다.
제네시스는 G80과 GV80 신차효과를 이어가며 하반기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신차 'GV70'을 투입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로 내놓는 두 번째 SUV다. GV80이 데뷔와 동시에 프리미엄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GV70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제네시스 스포츠 세단 'G70'도 첫 부분변경에 나선다.
상반기 XM3와 캡처를 쏟아내며 내수 3위로 올라선 르노삼성차는 하반기 르노 전기차 '조에'를 들여온다. 아울러 'SM6' 'QM6' 상품성을 높인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하반기까지 신차 마케팅을 강화해 내수 10만대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쌍용차도 신차로 반격에 나선다.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은 반자율주행 기능을 넣고 가솔린 엔진을 추가하며 대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티볼리 에어'도 다시 출시한다. 상반기 트레일블레이저로 재도약을 선언한 한국지엠은 '볼트 EV' 연식변경 모델 외에 하반기 추가 신차는 없는 상황이다.
◇수입차, '벤츠-BMW' 격돌…전기차 출시도 가속
올해 1~4월 수입차 시장은 작년보다 10% 이상 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물량 부족과 환경 규제 강화로 인증 지연이 발목을 잡았던 지난해와 달리 신차를 대폭 보강하면서 브랜드별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수입차 시장 관전 포인트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격돌이다. 벤츠와 BMW는 수입 베스트셀링 모델 'E클래스' '5시리즈' 신형 모델을 내놓고 정면 승부를 펼친다. E클래스와 5시리즈는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한다. 두 차종은 지난해 6만대가 팔리며 전체 수입차 판매 4분 1을 차지할 만큼 시장 지배력이 높다.
벤츠는 E클래스와 함께 콤팩트 SUV 'GLB'를 내놓는다. GLB 최대 강점은 차체 대비 넉넉한 공간이다. 콤팩트 SUV지만 3열 7인승 좌석을 갖췄다. 가족과 친구가 많은 활동적 40대 가장이 타깃이다.
BMW는 신형 5시리즈에 이어 '4시리즈' 완전변경 모델과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GT)' 부분변경을 모델을 잇달아 선보인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는 신형 '컨트리맨'을 들여온다.
올해 영업 정상화를 가시화한 폭스바겐은 콤팩트 세단 '제타'와 SUV 라인업 막내 '티록' 출시를 앞뒀다. 캐딜락은 'CT4' 'CT5' 'XT4'까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신차 3종으로 하반기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지프는 랭글러 픽업 모델 '글래디에이터'를 들여와 신시장을 개척한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도 신차로 승부수를 띄운다. 재규어는 'XE' 'F-타입'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랜드로버는 '디펜더'를 투입한다. 푸조는 '208' '2008 SUV' 완전변경 모델로 수입 콤팩트카 시장을 공략한다.
수입 전기차 공세도 이어진다. 아우디와 포르쉐가 강력한 성능을 지닌 프리미엄 전기차를 도입한다.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이 주인공이다. 푸조는 전기차 'e-208' 'e-2008 SUV', DS는 'DS 3 크로스백 전기차'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반면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는 뚜렷한 신차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일관계 악화 이후 공격적 판촉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탓이다. 닛산은 마지막 남은 재고 차량을 판매한 후 올 연말 국내에서 완전 철수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