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추경에 재정허리띠, 지출구조조정 10兆...고속도로·철도 사업 '싹둑'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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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10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있는 재정허리띠를 죄인 것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등 각 분야 예산이 대폭 감액되고 공무원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 등도 줄어들었다.

정부는 3일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 재원 중 10조1000억원을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추경 지출 구조조정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추경안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올해 2차 추경 때의 8조8000억원보다 크다. 2차와 3차 추경을 합치면 올해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총 18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기존 예산을 자르고 줄여 추경안 재원을 마련한 것은 재정건전성 우려와 적자국채 발행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 지출 구조조정으로 9조2000억원을, 기금 재원을 활용해 9000억원을 각각 만들었다.

이중 3조9000억원은 세출사업 삭감분이다. 당장 시급하지 않거나 집행이 지연되고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예산을 잘라냈다.

특히 복지예산 감액 규모가 8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정부는 수요가 적은 분양주택과 민간임대 융자 예산 중 2250억원을 줄이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했다. 대신 이번 추경안에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에 대한 매입임대 지원 확대 예산 2185억원을 반영했다.

SOC 예산도 6000억원 감액했다.

이 중 3937억원은 고속도로(2000억원)와 철도(1454억원), 공항 건설 사업(483억원)의 연차별 투자계획을 변경해 줄였다.

철탑 등을 이설해야 하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사업과 연약지반이 발견돼 설계 보강 필요성이 있는 광주-강진고속도로 사업 등은 건설 계획이 늦어지는 것을 고려해 사업비를 깎았다.

산업예산은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 감액·전환(2000억원), 산단환경개선펀드 일부 감액(300억원) 등을 통해 5000억원 줄였다.

국방예산도 방위력 개선사업 계약일정 변경에 따른 연부율 등 조정(1470억원), 훈련장, 일반교육·행정시설 등 공사비와 시설유지관리비 조정(855억원) 등으로 3000억원을 감액했다.

정부는 또 중앙부처가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일반수용비 등 6개 경상경비와 보조·출연기관 운영경비의 하반기 소요분 중 10분의 1을 깎아 2000억원을 마련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외국환평형기금 신규 예탁은 1조2000억원 줄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평기금 원화자산은 환율 절상기에 달러를 사는 용도로 필요한데 지금은 달러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원화자산이 급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세 수입과 연동되는 지방교부세 2조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조1000억원 등 총 4조1000억원을 감액했다.

이외 기금 재원을 활용한 9000억원은 산업재해기금(4천억원), 신용보증기금(2천500억원),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500억원) 등 8개 기금의 공자기금 예탁 확대로 마련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