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국내 금융 중심지 서울 여의도를 다시 엄습했다. 지난 2~3월 확진자가 속출했던 악몽을 막기 위해 일선 대응이 분주해지고 있다. 전국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만큼, 한동안 재택근무 전환이 수시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뱅크샐러드 운영사 레이니스트는 이번 주부터 한 주간 전 직원 대상 재택근무제에 돌입했다. 레이니스트 본사가 여의도에 있기 때문이다. 소수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직원이 재택근무하고 있다. 사내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는 차원이다.
레이니스트는 앞서 지난 2월 말부터 3월까지 전면 재택근무제를 시행했다. 선택적 재택근무제 정례화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양증권은 밀접접촉자가 확인돼 지난 1일 긴급 방역에 나섰다. 동시에 14층 근무 직원에 대해선 출근을 금지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 기업 8퍼센트는 지난 2월 이후 비대면 업무 솔루션을 기반으로 선택적 재택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은 여의도에 본점, 영업점을 다수 운영한다. 여의도발 집단감염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여의도 집단감염에 따른 별도 조치는 없었다. 올해 초부터 견지했던 외부 미팅 자제, 외부인 출입 관리 방침을 유지한다. 사내 확진자 발생 등 비상상황에서 재택근무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복수 은행권 관계자는 “여의도 확진자 발생에 따른 재택근무 전환 등 이야기는 없었다”면서도 “감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최고점에서는 내려왔다. 그러나 지역 집단감염 사례가 연일 발생했다.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명 늘었다. 이 가운데 37명이 수도권 감염 사례다. 경기 15명, 서울 14명, 인천 8명 순이다. 수도권에 기업 인프라, 인력이 집중된 만큼 추가 감염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근근무와 재택근무 전환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진 재택 전환 사례가 수시로 발생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학습효과가 쌓인 만큼, 근무 전환으로 야기되는 경영 부담과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권 숙원인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반응이다.
박찬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실장은 “지난 3월 감염 유행으로 일선 기업에선 비대면 업무 인프라를 대폭 보강했다. 앞으로는 비대면 근무에 돌입해도 비용이 크게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금융권 디지털 전환이 앞당겨지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전환, 업무 효율화 방안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망 분리 규제 완화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현재 위기를 불필요한 규제 완화, 업무 효율성 제고 기회로 살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