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비대면(언택트) 산업 육성에 연내 7500억원을 투입한다. 또 내수 진작을 위해 고효율 가전제품을 사면 구매 비용의 10%를 돌려주는 사업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
3일 발표된 '경제위기 조기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제3회 추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디지털 뉴딜에 2조7000억원, 그린 뉴딜에 1조4000억원 등 연내 한국판 뉴딜 추진에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디지털 뉴딜 정책 가운데 비대면 산업 육성에 올해 7500억원을 투입한다. 1481억원을 들여 전국 20만개 교실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한다. 1041억원을 투입해 교실에서 사용되는 내용연수 초과 노트북 20만대를 교체하는 한편 디지털교과서 시범학교 학생 24만명에는 종이로 된 교과서 대신 교과서를 담은 태블릿PC를 지원한다.
중소기업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2880억원을 들여 8만곳에 대해 원격근무 시스템 솔루션 이용에 쓸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한다. 지식산업센터나 창업보육센터, 테크노파크 등 1562곳에 공동활용이 가능한 화상회의 인프라도 구축한다.
전국 곳곳 중소기업 공동 활용 화상회의 인프라 구축(234억원), 안전한 방역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호흡기전담클리닉 1000개소 설치(500억원), 전국 39개 국립대 노후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 등 전면 교체(352억원), 10개 권역별 미래교육센터·원격교육지원센터 설치(161억원) 등도 추진한다.
비대면·디지털 산업 전용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1조원과 특별보증 1조원 등 2조원을 신설해 해당 분야 기업들을 지원한다.
사각지대 지역의 디지털화도 속도를 입는다. 정부는 도서나 벽지 등 인터넷 미설치 마을 650곳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데 31억원을 들여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보건소나 주민센터, 버스정류장, 도서관 등 공공장소 1만곳에 320억원을 들여 고성능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한편, 198억원을 들여 노후 와이파이 1만8000개를 교체한다.
가전제품 소비진작을 통한 내수 보완책도 나왔다. 현재 시행 중인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에 3000억원을 추가 배정했다. 환급대상 품목도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TV, 에어컨,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냉온수기, 진공청소기, 제습기 등 기존 10개에 의류 건조기를 추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2차 추경 때 편성한 1500억원이 8월까지 다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월 환급액이 500억∼600억원인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300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린뉴딜 정책 가운데선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에 5800억원, 녹색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에 4800억원,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에 37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3000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와 주택에 태양광발전시설 보급을 위한 융자 지원을 확대한다.
산업 분야 에너지의 70% 이상을 소비하는 산업단지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범적으로 스마트 산단 7곳에 스마트 에너지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주력 제조업의 녹색 전환을 시작한다.
중소기업 제조공정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 210억원을 들여 클린 팩토리 700곳, 스마트 생태공장 100곳 구축을 지원한다.
990억원을 들여 화물차나 어린이 통학 차량 중 노후 경유차 15만대를 전기차나 LPG 차로 조기 전환한다. 176억원을 들여 아파트 50만호에 스마트 전력망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 관리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시작한다.
400억원 가까이 들여 전국 상수도 관리 체계를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하고, 12개 광역 상수도 정수처리시설 고도화와 노후상수도 개량에도 나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판 뉴딜의 추진 목적은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중기적인 포석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착실하게 선도한다면 민간부문에서 투자나 일자리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계획에 이어 2025년까지 세부 계획은 다음달 종합대책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