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차를 즐기는 문화에는 특정 지역의 고유한 취향과 삶의 방식이 녹아 있다. 각 여행지를 대표하는 차(茶)를 맛보는 것은 하나의 문화자산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일이다. 그 종류에 따라 음용 방법도 가지각색인 만큼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이 아르헨티나, 터키, 말레이시아 등 각 여행지를 대표하는 이색 전통차 3선을 소개한다.
◇전통차를 위한 국경일이 있다…아르헨티나 '마테차'

아르헨티나 '마테차'는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관목 '마테(Mate)'의 마른 잎을 뜨거운 물에 우려낸 차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11월 30일을 마테차의 날로 지정할 만큼 이 전통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브라질 일부 지역과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곳곳에서도 마테를 재배하고 즐겨 마셔 일명 '남미의 녹차'라고 불린다. 마테차는 일반적으로 커피에 비해 카페인이 적게 포함돼 있고 철분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마테차를 마시는 방법은 '마테'라는 전용 잔에 금속빨대 '봄비야'를 사용한다.
◇차를 사랑하는 나라, 터키를 대표하는 홍차 '차이'

'차이(Cay)'는 1인당 차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진 터키를 대표하는 홍차다. 잎을 진하게 내려서 뜨거운 물을 붓고, 설탕을 충분히 넣어 마시며 맑게 음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설탕은 꼭 들어가는 필수 재료이기 때문에 차이는 단맛이 강하다.
터키에서 차이를 마실 때는 '차이단륵'이라는 2단 금속 주전자를 사용하는데, 이 도구를 이용해 상단에서 차를 우리고 하단 주전자에서 물을 끓인다. 찻잔 '차이바르닥'도 터키 국화인 튤립의 모양을 하고 있어 터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이 찻잔은 유리 소재로 만들며, 손잡이가 없고 곡선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재밌는 이름을 가진 말레이시아의 밀크티 '테 타릭'

'테 타릭(Teh Tarik)'은 말레이식 밀크티다. 주재료는 홍차와 연유로,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과 함께 풍성한 거품을 즐길 수 있다. 이 차의 이름에는 만드는 과정이 담겨 있다. 테(Teh)는 '차'를 뜻하며, 타릭(Tarik)은 '당기다'를 의미한다. 테 타릭은 주로 2개의 컵을 사용해 번갈아 가며 내용물을 섞어 만드는데, 그 모습이 마치 양손으로 차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연상시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