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체 중장기 전력판매량 모형 개발 착수

지난해 4월 열린 한국전기차산업협회 창립기념 포럼에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지난해 4월 열린 한국전기차산업협회 창립기념 포럼에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전력이 중장기 전력소비량과 최대전력 등 수요전망 모형 개발에 나섰다. 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AMI) 등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력판매량 수요전망 모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관련해 적극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추후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수요예측 분과에 참여하고, 전기요금 상승 요인 분석에도 모형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에너지업계와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요전망 모형 개발' 용역을 이달 발주했다.

한전은 용역을 통해 중장기 전력판매량과 최대전력 모형을 개발할 예정이다. 국내외 환경과 정책 변화에 대한 전력 시나리오 분석기능도 구현한다.

전력판매량은 전력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최대전력은 어느 일정기간 동안 1시간 평균전력이 최대인 전력 수요값으로, 역시 전력 수요를 전망할 수 있다. 한전이 자체적으로 전력 수요를 예측하기 위한 모형을 개발하는 셈이다.

한전은 우선 중장기 전력 전망 시스템 운영을 위한 기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망 관련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고, 부문·수단별, 세부 업종·용도별 전력소비량도 분석한다.

모형을 구축하기 위해 한전 고유 데이터인 AMI와 원격검침시스템(AMR)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부문·용도별 전력판매량에 기반한 최대전력 전망 모형과 국내외 환경·정책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기능을 갖출 방침이다.

김종갑 사장이 직접 전력수요 전망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경영회의에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관련, 한전이 전체 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련부서가 모두 모여 토론해 한전 나름의 대책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또 전기요금 인상요인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이 중장기 전력수요 예측에 나서면 전기요금 상승 요인도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내년 상반기까지 용역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후 한전 중장기 전력판매량 관련 한전의 고유 모델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초안 격인 현재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워킹그룹 논의결과가 나왔고, 환경부 전략영향평가를 받고 있어 용역으로 만들어질 모형을 반영하지 못한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한전이 중장기 전력 수요예측에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워킹그룹 수요관리 분과에는 참여했지만 수요예측 분과에는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전력거래소와 함께 대학도 수요예측 분과에 참여하는데 한전도 그 중 한 기관으로 참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