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케냐 군대는 테러범을 생포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합동작전을 결의한다. 영국군이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테러조직은 자살폭탄테러를 계획하고 있다. 일촉즉발 위기에 합동사령부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테러조직을 사살하기로 결정하고 폭탄을 탑재한 소형 드론을 출격시킨다.
미군 소속 드론조종사 와츠 중위는 폭발 반경 내 한 소녀를 발견한다. 와츠 중위가 작전 보류를 요청하고, 작전실행 여부는 미국과 영국, 케냐의 정치 논쟁으로 비화된다.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드론을 통해 전쟁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테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무고한 생명이 영문도 모른채 사라지도록 원거리에서 폭격하는 게 옳은가. 보다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인가.
영화는 미군의 자문을 받아 상당히 현실적이다. 윤리 문제 자체가 현실적 고민이다. 실제 미군이 2015년 드론으로 알카에다 기지를 공격했을 때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과하는 등 논란을 겪었다.
기술 측면에서도 현실성을 바탕으로 고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에는 세 종류 드론이 등장한다. 실제 미군이 운용하는 MQ-4 리퍼 드론은 폭격기 모습을 한 대형 드론으로,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해 대규모 지상 폭격에 사용된다. 새 모양의 조류 드론은 근접 정찰에 활용된다. 꿀벌 모양의 곤충 드론은 실내에까지 침투해 정찰이 가능하다. 리퍼 드론이 운용단계라면 조류·곤충형 드론은 개발단계다. 조류형 드론은 이미 운영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곤충형 드론의 경우 배터리를 소형화하는 기술적 난제가 있지만, 곧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드론은 전쟁 패러다임을 무인·원격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바꿔말하면 군사조직이 아닌 테러범이 드론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거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불법 드론을 차단하기 위한 '안티드론' 기술 개발도 시급하다. 국회를 통과한 전파법 개정안은 드론을 이용한 테러를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전파차단을 허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규제 정비에 발맞춰 드론을 통한 공격 시나리오를 정리하고 대비하는 것과 동시에 안티드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안보를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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