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표' 암호화폐지갑 클립이 뜨자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클레이 시세가 급등했고 거래소에선 클립 상장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라운드X가 거래소와 대립각을 세웠다. 일련의 흐름은 업계에 여러 가지 함의를 제시하고 있다.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클레이'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3일 클립 출시 이벤트로 국내에도 클레이가 대대적으로 풀리면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00원 초반에 머물렀던 클레이 시세는 클립 출시 전후로 시세가 상당폭 상승했다. 클립 상용화로 클레이 효용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거래소 지닥에 따르면 클레이는 지난달 14일 종가기준 111.60원에서 이달 3일 179.10원으로 뛰었다. 이튿날인 4일엔 310원으로 폭등했다. 이후 340원까지 시세가 치솟았다. 클레이는 급등세를 이어가다 11일 기준 250원대로 주춤했다.
클립 출시로 이어왔던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사이 두 배 넘는 상승세를 보일 정도로 클립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클레이를 상장한 거래소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상장 러쉬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부터 코인원, 지닥, 데이빗을 비롯해 중소형 거래소의 클레이 상장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상장에 그라운드X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상장거래소 중엔 그라운드X 파트너사도 포함됐다. 업계에선 찬반이 분분하다. 거래소가 비즈니스 관계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의 '탈중앙성'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그라운드X는 클레이 국내 공식 상장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차원에서 암호화폐 상장에 대한 고민은 요구된다. 암호화폐 상장 전 프로젝트와 거래소 간 협의는 권장되지만, 필수사항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 견해다. 실제 거래소는 암호화폐를 상장할 때 일일이 프로젝트의 허락을 구하진 않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