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품질을 알면 제대로 팔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Processed rice & grain팀 수석연구원(상무)는 30년 간 변화 없던 상품죽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상무는 사내에선 '햇반의 어머니'라 불려진다. 2005년부터 쌀가공센터에 합류해 현재까지 햇반을 비롯한 쌀가공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데서 붙여진 별칭이다. 그는 햇반 흰밥, 햇반 잡곡밥, 기능성 햇반 등 다양한 '햇반' 제품과 밥을 중심으로 한 가정간편식(HMR) 제품 '햇반컵반'에 이어 '비비고 죽' 등 쌀을 활용한 모든 제품 개발과 쌀에 대한 기초 연구를 담당했다.
그는 '비비고 죽'이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 △죽의 원료인 쌀의 차별화 △상온 파우치 형태 패키지 △기존 상품죽에서 먹지 못했던 맛과 품질력 등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 기술 등을 꼽았다.
정 상무는 “첫 맛이 아닌 제품을 다 먹었을 때 만족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80%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있지만 쌀도정 기술, 포장 기술, 살균 기술 등 작은 것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었다. 작은 차별화 기술의 합으로 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개발 당시 참기름과 김, 깨를 첨가하지 않고 맛있는 죽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별첨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죽'이라는 슬로건 하에 제품 개발에 착수 한 만큼 제품 그대로 섭취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맛을 유지하기 위해 집중한 것이다.
그는 “김, 깨, 참기름의 강력한 맛을 넘어서기 까지 굉장히 힘들었다”며 “쌀을 가공하는 노하우와 육수, 죽별로 원물을 활용, 살균력 등으로 이를 극복해 냈고 의미가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출시된 비비고 죽은 첫달 월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매달 수많은 제품이 출시되는 CJ제일제당에서도 첫번째 기록이다. 시장에 충격을 주거나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아닌 죽으로 만들어낸 성과다.
그는 “맛과 품질력이 소비자를 만족시켰고 죽 카테고리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며 “한끼식(원밀)은 물론 다이어트식, 케어푸드, 노인식 등 죽의 확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여러 원물을 활용한 제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점 음식 같은 맛과 비주얼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각 나라에 맞는 제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 상무는 “'비비고 죽'은 확장할 부분이 많아 향후 '햇반'에 버금가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