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를 위해선 탐사선을 달의 중력장이 작용하는 궤도까지 보내야 한다. 이 때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방법은 즉 '궤도'도 다양하다. 연료나 시간 등을 고려해 최적 방법을 선택한다.
직접 전이 궤적(DT)은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이동 경로가 가장 짧아 가장 빨리 달에 도착할 수 있다.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졌을 때 발사하면 지구와 달 간 평균 거리인 38만㎞를 3~5일 만에 날아갈 수 있다. 다만 탐사선의 추진력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연료 소비량이 많다. 달 진입시 달의 공전 속도에 맞추기 위해 비행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연료 손실이 발생한다.
위상 전이 궤적(PLT)은 지구에서 쏘아 올린 달 탐사선이 지구 주변을 돌아 고도를 높이면서 이동하는 방식이다. 달까지 도달하는 기간은 20~30일가량이다. 지구를 여러 번 돌고 이 과정에서 오류 등을 수정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지상에서 오차 수정 등 부담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당초 이 궤도를 활용해 달 탐사선을 달 궤도에 진입시키려 했지만 지난해 말 계획을 수정했다.
WSB 궤도는 달 탐사선이 태양, 지구, 달 등 주변 천체 중력을 활용해 자체 추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미세 방향 조정 등 오차 수정을 통해 목표 지점까지 가기 때문에 연료 사용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탐사선이 지구와 달 사이 직선거리인 38만㎞의 3~5배에 달하는 120만~190만㎞ 밖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통신 부담은 커진다. 또한 이동 거리가 다른 궤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비행 기간이 석 달 이상 소요된다.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DT의 24배, PLT의 4배에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달 탐사선을 달까지 보내는데 WSB 궤도를 활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계획했던 PLT 방식보다 연료를 최대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최근 2022년 8월 1일 기준 궤도를 설계, 확정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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