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수출 부진으로 인해 산업용 전기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판매량 부진 장기화 시 발전사 타격이 우려된다.
16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 4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만2636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대비 6% 감소했다.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11% 감소) 이후로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 4월 산업용 전력판매량과 상가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판매량도 동반 하락하면서 전체 전력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일반용 전력판매량은 8361GWh로 작년 대비 5.5% 줄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전력판매량은 4만475GWh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6% 줄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6101GWh로 5.6%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은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지난 3월 수출도 0.2%만 줄며 선방했다. 반면에 지난 4월에는 수출이 전년 대비 24.3% 급락했다.
또 장기적인 수출 부진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4월 -0.8%를 기록한 이후 지난 1월까지 전년 대비 지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에는 전년 대비 2.1% 증가했지만 조업일수가 3.5일 늘어난 영향이 크다.
산업용 전력판매량 부진 장기화로 국내 발전사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전체 전력판매량의 통상 50~60%를 차지한다. 올해 여름 무더위로 인해 일반·주택용 전력판매량이 증가하더라도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부진하면 전체 전력판매량도 계속 부진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멈추지 않으면서 당분간 산업용 전기 수요는 늘어나기 힘들다.
산업용 전력 수요 부진이 장기화할 시 국내 발전사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전력판매량 감소가 전력 판매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전력시장에 형성된 가격 자체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줄어들면 판매수익도 떨어지고, 전력시장가격(SMP)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장기적으로 전력판매량이 줄어들면 SMP도 지속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단위 : GWh, %)
자료: 한국전력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