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섬유 마스크에 에탄올 뿌리면 재사용 가능”

포스텍·日 신슈대, 에탄올 세정 후 필터 성능 변화 분석
스프레이로 용액 뿌리거나 24시간 담근 후 자연 건조
멜트블로운 필터 여과효율 64%↓…나노 필터는 유지

포스텍과 일본 신슈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나노섬유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리기만 해도 여러번 사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나노섬유 마스크에 에탄올 세정후 효율 분석 이미지.
포스텍과 일본 신슈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나노섬유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리기만 해도 여러번 사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나노섬유 마스크에 에탄올 세정후 효율 분석 이미지.

한·일 공동연구팀이 나노섬유 마스크에 에탄올을 뿌리기만 해도 여러 번 사용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마스크 재사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한 연구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차형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일본 신슈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에탄올 세정 이후 마스크에 들어가는 필터 성능과 기능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나노섬유 마스크는 에탄올 용액을 뿌리는 것만으로 병원체가 효과적으로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왼쪽)와 김익수 일본 신슈대학교 교수.
차형준 포스텍 교수(왼쪽)와 김익수 일본 신슈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마스크 필터 세정 후 여과 효율, 기류속도, 표면 및 형태학적 특성 등 성능을 분석했다. 마스크 필터에 75% 에탄올을 뿌린 후 자연 건조하는 방법과 마스크 필터를 75% 에탄올에 담근 후 자연 건조하는 방법으로 세정한 뒤 결과를 검증했다.

N95 마스크에 주로 사용되는 멜트블로운 필터와 전기방사 공정으로 생산되는 나노섬유 필터를 조사한 결과, 두 필터 소재에서 모두 에탄올 용액을 3회 이상 분무하거나 에탄올 용액에 5분 이상 담가두는 것만으로 마스크 필터 내부에 잔존할 수 있는 병원체가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마스크 필터 소재 모두 최초 사용했을 때 여과 효율은 95% 이상으로 측정돼 착용자의 호흡기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 표면에 물이 잘 붙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마스크가 습기와 침(비말) 등에 젖는 습윤 현상이 방지되는 것도 두 소재에서 모두 확인했다.

하지만 멜트블로운 필터의 여과 효율은 에탄올 용액으로 세정 후 재사용했을 때 최대 64%까지 줄었다. 반면 나노섬유 필터는 에탄올 스프레이 세정을 통해 10회 재사용하거나 에탄올에 24시간 동안 담가둔 후 재사용해도 여과 효율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는 세정 후 필터의 정전기가 감소하는 현상 때문으로 설명했다. 멜트블로운 필터는 입자를 여과할 때 표면 정전기 효과에 일부 의존한다. 하지만 나노섬유는 정전기에 의존하지 않고 표면의 형태학적 특성과 기공 크기에 따라 여과하며 나노섬유 소재가 에탄올에 변형되지 않는다. 이를 종합하면 두 마스크 필터 모두 처음 사용할 때는 여과 성능이 비슷하지만, 나노섬유 필터만이 간단한 에탄올 세정을 통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차형준 교수는 “이 연구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노섬유 마스크의 생물학적 안전성과 세정 후 여과 효율성 유지 등을 실험으로 검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응용 나노소재' 온라인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