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해운대 호텔大戰…신동빈 회장 지원사격

17일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 참석자들이 골든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이사,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윤영호 한국관광업협회 중앙회장, 이봉철 롯데 호텔&서비스BU장,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 배현미 시그니엘 부산 총지배인
17일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 참석자들이 골든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이사,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윤영호 한국관광업협회 중앙회장, 이봉철 롯데 호텔&서비스BU장,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 배현미 시그니엘 부산 총지배인

롯데호텔 최상위 호텔 브랜드 '시그니엘'이 부산 해운대에 공식 개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개관식에 직접 참석하며 그룹 호텔 사업에 힘을 실었다. 이에 맞서 신세계조선호텔도 오는 8월 해운대에 새로운 독자 호텔 브랜드를 선보인다. 자존심을 건 양사 호텔 대전에 불이 붙었다.

17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했다. 황각규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 등 그룹 핵심 임원진도 동행했다. 신 회장은 호텔의 마스터키를 상징하는 골드카드를 단상에 마련된 홈에 꽂는 '골든키' 퍼포먼스에도 참여했다.

이번 개관식은 신 회장의 올해 첫 대외행사다. 그만큼 호텔 사업에 쏟는 애정도 남다르다. 시그니엘 부산은 시그니엘 서울에 이은 두 번째 지점이자, 해운대에 7년 만에 들어서는 6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호텔롯데 입장에서도 코로나로 면세업이 휘청거린 상황에서 호텔 사업 중요성이 더 커졌다.

무엇보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주주가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들의 구주 지분율을 희석시켜 일본 꼬리표를 떼겠다는 게 신 회장 의지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올 초부터 호텔사업 확장을 강조했다.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현재 회사 캐시카우가 면세업에 집중돼 있지만, 대외 변수에 취약하고 허가제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호텔사업 비중을 끌어올려 균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롯데호텔 시그니엘부산
롯데호텔 시그니엘부산

그러나 갑작스런 코로나19 여파로 호텔롯데는 1분기 매출이 34.5% 급감하고 영업손실 79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면세 업황 회복과 호텔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했다. 이번 신 회장의 행보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 시그니엘 부산 개관에 힘을 실어주고 호텔롯데 상장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 총 260실 규모로 들어선 시그니엘 부산은 오는 8월 문을 여는 '그랜드 조선 부산'과 부산 관광시장을 놓고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새롭게 선보이는 독자 호텔 브랜드 '그랜드 조선'의 첫 지점으로 해운대를 낙점했다. 기존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리모델링해 330개실 규모의 특급호텔로 선보인다.

신세계조선호텔 역시 그랜드 조선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코로나로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전환된 만큼, 올 하반기 이들을 붙잡기 위한 두 호텔의 맞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는 “부산 지역 신규 일자리 창출과 고용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