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대우가 '대우' 상표를 살릴 일주일 추가시간을 얻었다. 법원이 재계약 추가협상 기회를 줌으로써,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상표권 사용 계약을 다음 달 초까지 연장하는 효과를 얻었다. 그사이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대우 상표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는 17일 위니아대우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체결금지' 등에 관한 가처분 신청 2회 심문기일을 열고 7월 8일 결정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3월 24일 위니아대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최종 결정을 이날 내린다는 의미다. 이달 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는 위니아대우는 추가 협상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해결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협상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니아대우 측은 추가 시간을 달라고 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즉시 판결을 내려 달라고 한 가운데 재판부가 위니아대우 손을 들어준 셈이다.
위니아대우와 포스코인터내셔널 상표권 계약은 6월 30일까지다. 원래는 이날까지 재계약을 맺지 못하면 계약이 종료되지만, 법원이 가처분 결정선고기일을 7월 8일 오전 12시로 정함으로써 일주일가량 시간을 번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에 따르면 대우 상표권 계약을 체결하려는 해외 파트너가 한국 내 가처분 소송 결과가 나온 후 계약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전달했다. 가처분 선고가 나오기 전에는 위니아대우에 협상 기회가 있는 셈이다.
시간을 벌었지만 계약 조건을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재계약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매출의 0.5%'를 상표 수수료로 요구하면서 단서조항으로 '최소수수료 35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니아대우는 수수료율 0.5%가 과도할 뿐 아니라, 최소수수료를 고려하면 실질 수수료율은 0.5%보다 훨씬 높다는 입장이다.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는 회사 사정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율이라는 것이다.
7월 8일 내 양측이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가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위니아대우는 해외에서 대우 상표를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재고 처리를 위한 유예 기간 6개월 이후 대우 상표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한다. 연내 대우 상표를 단 재고를 모두 처리하고, 내년부터는 다른 상표로 글로벌 영업을 해야 하는 처지다.
국내에서는 클라쎄 등 새로운 브랜드가 대우 못지않게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는 대우만한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가 없어 위니아대우 고민이 크다. 멕시코 등에서 고급 가전을 중심으로 '위니아 컬렉션'이라는 브랜드를 내놓기는 했지만 대우에 비하면 인지도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다.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려면 오랜 기간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대우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데 30여년 간 약 3700억원이 쓰였다.
위니아대우 관계자는 “협상 시간을 마련해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면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