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점 카드 만지는 기보..."스타트업 수출 지원체계 확보차원"

기술보증기금이 해외 거점 설치를 여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브랜드K, 제2 벤처붐 지원 등 정부 정책에 따라 최근 지속 확대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수출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와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 등 수출지원 기관 간 지원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장기 계획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보는 '기금 해외거점 설치를 통한 혁신기업 해외진출 지원방안 연구' 용역을 최근 공고했다. 기금의 현재 국제사업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해외거점 설치를 중심으로 기보의 국제적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다.

연구 용역에서 주로 들여다 볼 사항은 기보의 해외사업 역할 재정립 방안과 해외거점 설치를 위한 법률사항 등을 검토한다. 은행, 신용보증기금, 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공공기관과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의 해외거점 현황과 역할 등도 함께 들여다 볼 계획이다.

기보가 이처럼 해외 거점 설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중소·벤처기업을 밀착지원하는 동시에 기술평가시스템 수출 등 기금의 미래전략 수립을 위해서다.

기보의 해외거점 설치는 별도 영업점이 아니라 기존 수출지원기관과 협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실제 중기부는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기관을 KOTRA로 일원화해 실행하고 있다. 현행 운영 중인 수출BI를 통폐합하는 방안부터 여타 지원기관과 협업을 통한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거점 역할을 맡게 될 KSC도 스웨덴 등지에 연이어 설치되는 만큼 다른 지원기관의 거점을 추가로 확보할 여력이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해외진출 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보 역시도 해외 신규 영업점 설치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경제발전경험공유 프로그램(KSP)를 비롯해 태국과의 상호간 우대 보증 도입 등 다양한 해외 사업이 수행되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 중소·벤처기업의 필요를 보다 가까이에서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이라면서 “해외 영업점을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원 기관과 함께 해외에서도 기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관련 업계에서는 각 지원기관의 업무 중복을 해소하면서도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연계 지원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수출 지원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각 기관 단위에서 창업부터 금융지원, 투자, 마케팅 등 비대면 시대에 어울리는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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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