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공장 또 멈추나…협상 난항·쟁의찬반 투표 가결

오비맥주 공장 또 멈추나…협상 난항·쟁의찬반 투표 가결

지난 수년간 계속된 오비맥주와 노동조합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또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 짓지 못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여름 성수기 시장 점유율 변화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동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 결과 △재적 1519명 △투표 1456명 △찬성 1141명 △반대 312명 △무효 3명으로 75.12%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오비맥주 노조는 단체 행동권 확보를 위한 자격을 갖췄으며 향후 협상에 따라 쟁위행위(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와 노조는 9차례에 걸친 교섭을 벌였으나 타결점을 찾지 못했고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권고를 받은 상황이다. 이후 15일 노사는 조정 미팅을 가졌으나 이마저도 입장차를 줄이지 못했다.

회사측은 노동조합에 임금의 경우 호봉 상승분만을 제시했고 단체협약은 갱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호봉 상승분만 제시한 것은 사실상 임금 동결”이라며 “단체협약 갱신안은 외부적으로 동결로 보여지지만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사실상 후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생산량에 대한 공정분배, 일방적 의사 결정, 흑자 휴업 방지, 조합원들의 생활권 보장 등을 위해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이 필수적이고 임금의 경우 회사가 5000억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지난 수년간 호봉 상승분을 포함할 경우 높은 수준의 연봉 인상안을 타결했고 대내외적인 시장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오비맥주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지난 4월 재고 문제로 한달간 청주공장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총파업이 단행될 경우 매출은 물론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류 시장이 줄어든 상황에서 연이은 파업은 악재로 작용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테라'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 수제맥주까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카스'의 매출 감소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파업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예상되는 타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 입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생산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강경 대응보다 실익을 얻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기조로 변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오비맥주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파업이 목표가 아니다”며 “시장에 영향주지 않고 조합원들이 힘들지 않은 상황에서 마무리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