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산, 아시아나 인수 면담 요청에 응답 없어…답변 기다린다"

채권단 "현산, 아시아나 인수 면담 요청에 응답 없어…답변 기다린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인수 면담 요청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의할 시간은 남아있다며 협상 재개 여지를 열어두는 한편, 현산이 조속히 인수 진정성을 표명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산업은행은 17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 두산중공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동석했다.

이날 산업은행 측은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의지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와 현산 간 협의상황에 대해 “현산 측이 서면으로 협의하자는 입장을 보낸 것과 관련, 진정성을 갖고 대면 협의하자고 답했다. 아직까지 현산으로부터 회신을 받은 게 없다”면서 “(현산이 대면협의에) 피할 이유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 누구든 면담에 응하겠다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피해자다. 책임 있는 주체가 책임 있는 자리에 나와 여러 고민을 공유해달라”며 “현산 인수가 무산되는 것을 대비해 차선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입장을 밝힌 이 회장도 상호신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나 인수작업이 소강상태에 있지만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있다. 인수 불발을 속단할 때가 아니”라면서도 “현산이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세부자료는 이미 제공했던 것으로 안다. 다시 한 번 현산 측에 설명자료를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다. 시장 상황이 바뀔수록 서로 믿고 논의할 부분이 많다”면서 “(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있다. 답변을 기다린다. 서면협의 요청은 맞지 않다”고 역설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연말까지 8000억원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8000억원 자금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수 세부 조건을 두고 협의 중이다.

쌍용차 경영지원을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엔 회의적 입장을 내비쳤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자금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부행장은 “쌍용차를 지원하기 위해선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책임 주체가 의지를 갖고 책임 있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또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