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상용차 업체 타타대우상용차(이하 타타대우차)가 올 연말 '준중형 트럭' 신차를 공개하고 내년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사실상 현대자동차 마이티 한 차종이 독점하는 국내 준중형 트럭 시장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타타대우차는 오는 12월 중순 공개를 목표로 2.5~4.5톤 사이 준중형 트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본격 판매가 이뤄질 내년 연 1만대 수준인 국내 준중형 트럭 시장 점유율 20%를 가져오겠단 목표다. 이후 30%까지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타타대우차는 수년 전부터 준중형 트럭과 중소형 버스 등 제품군 다각화를 위한 신차 개발을 추진하며 국내외 시장 진출 시기를 검토했으나, 회사 내부 사정으로 실제 생산과 판매는 잠정 보류돼왔다. 그러다 지난해 대림자동차 출신 전문 경영인 김방신 사장이 취임하면서 준중형 트럭 출시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타대우차 준중형 트럭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개발에 들어간 모델인 만큼 신차 개발 자체는 마무리 단계다. 현재 차명을 선정하고 제품 구성과 마케팅 전략 등을 계획하며 신차 출시를 위한 최종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준중형 트럭 신차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할 계획이다. 사실상 준중형 트럭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지닌 경쟁 모델 마이티보다 성능은 10% 우수하게, 가격은 10% 저렴하게 책정할 방침이다.
신차는 상용차에 필요한 강력한 주행성능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운다. 내구성을 강화해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린다. 파워트레인 핵심인 엔진은 이베코, 커민스가 개발한 디젤 엔진을 얹는다.
타타대우차는 준중형 트럭 시장 수요 약 70%를 차지하는 특장차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특장차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내장탑차, 냉동탑차 등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완성차 형태로 판매할 예정이다. 완성차 형태 특장차는 보증수리 등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준중형 트럭 신차가 상용차 시장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타타대우차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타타대우차 판매량은 5200여대 수준으로 2015년 1만여대와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타타대우차는 2018년 35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판매 저조와 고정비 증가로 적자 폭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수입차 업체가 준중형 트럭 시장에 도전했으나 마이티의 높은 진입장벽에 막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타타대우차는 중대형 트럭 시장에서 쌓아 온 인지도와 전국 판매 및 서비스 인프라를 보유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