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리튬-황 전지 경제성과 성능을 함께 개선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김희탁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기존 대비 전해액 함량을 4배 이상 줄인 리튬-황 전지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리튬-황 전지는 휴대용 전자기기,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2~3배 높다. 전기동력 기체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매우 높은 전해액 함량을 갖고 있다. 전해질이 전지 무게의 40%에 달해 고에너지밀도 구현에 큰 걸림돌이 됐다.
그렇다고 전해액 양을 낮추면 방전 후 산물인 '리튬 폴리 설파이드' 용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용량 및 출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리튬금속 음극이 전해액을 분해, 고갈시켜 전지 수명을 떨어뜨리는 문제도 있다.
연구팀은 리튬 나이트레이트 염과 같이 높은 전자공여(다른 화합물에 전자를 주는 성질) 능력이 있는 염을 전해질에 주입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폴리 설파이드 용해도를 증가시키고 리튬금속에서 전해질 분해를 억제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리튬이온과 결합력이 강한 나이트레이트 음이온이 리튬이온의 '용매화 껍질' 역할을 해, 리튬 폴리 설파이드 해리도를 증가시키고 용해도가 향상되는것을 증명했다. 아울러 용매화 껍질 구조변화가 전해액 용매 분자와 리튬금속 접촉을 낮춰 분해반응을 억제하는 현상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전해액 성분 중 리튬 염 물질 하나만을 교체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고가의 전해액 사용량을 4배 이상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황 양극과 리튬금속 음극의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해액 설계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차세대 전지 전해액 설계산업 전반에 걸쳐 넓게 응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