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판 커진다...건설사 외 현대차, LG, SK, 카카오도 눈독

혁신서비스 테스트…먹거리 발굴 노려
컨소시엄 참여 여부 9월 18일까지 결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를 건설·운영할 민간 특수목적법인(SPC)에 건설사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PC 대표 기업은 수천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수익 모델 개발 여부가 실제 사업 참여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 업계와 지방자치단체 및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GS건설·포스코·호반 등 건설사와 함께 현대자동차, LG CNS, SK텔레콤, 카카오 등이 SPC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SPC 공모에 참여하려면 이달 말까지 참여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참여의향서는 대표사가 제출하고 컨소시엄 참여 기업은 오는 9월 18일까지 내는 사업계획서에서 참여와 투자를 확정하면 된다. 정부는 제안된 사업계획서를 심사해서 10월에 우선사업자를 선정하고 연말에 민·관 공동 SPC를 출범할 계획이다.

국가시범도시에서는 모빌리티, 헬스, 교육, 에너지 등 미래 혁신 서비스를 테스트해 볼 수 있다. 관련 분야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 넘치는 사업 투자처다. 세종에서는 자율주행 전용도로까지 구축된다. 자동차·통신·인터넷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이들 기업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다른 업종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다. 현대건설·현대차가 함께하고 LG전자와 LGCNS, GS건설 등이 힘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최근 국토부·세종시·부산시에 적극 문의하면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이 관심을 보이면서 국가 주도 스마트시티에서 민간 혁신서비스 활성화 공산이 높아졌다. 스마트시티는 정부가 아닌 시민이나 기업 등 참여 주체들이 ICT를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다. 민간 참여와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면 투자 부담으로 서비스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혁신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서도 민간 참여가 절대 필요하다. 정부가 국가시범도시 민간 SPC를 공모하는 이유다.

정부는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1대1로 대응하며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는 기업 요청에 의해 찾아가는 설명회를 10여 차례 진행했다. 사전 제안요청서(RFP) 공고 후 설명회에도 30여개 기업이 찾아와 상담했다.

국가시범도시 SPC 구조
국가시범도시 SPC 구조

문제는 투자 자금이다. 정부가 지난 2018년 의결한 국가시범도시 이행계획에 따르면 세종·부산 두 스마트시티 사업에 모두 3조7000억원가량이 투자된다. 이 가운데 민간 투자 규모(예상)가 약 1조2900억원이다. SPC 컨소시엄 내 상위 지분 3사는 50% 이상 투자를 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대표기업은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로 투자금을 회수해도 이를 서비스에 재투자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정부는 국가시범도시가 구축 이후에도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로 운영되도록 SPC가 부동산 개발을 통해 얻은 이익을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 도입에 재투자하도록 했다. 구축 5년, 운영 10년 기간도 부여했다. 신규 서비스가 지속 도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규정이지만 기업으로서는 수익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부담 요인으로 다가온다.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수자원공사·LH 등 공공이 함께 출자하고 정부는 혁신 서비스 구축 비용 지원 및 관련 규제를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25일부터 국가 시범도시 내 혁신 서비스 발굴을 위해 규제 특례와 실증사업비 5억원을 지원하는 규제샌드박스 사업을 공모한다.

세종에서는 에너지 스마트 거래관리, 스마트 통합배송 서비스 등 4개 서비스를, 부산은 건강토큰, 인공지능(AI) 응급의료 등 4개 서비스를 지정 공모 분야로 제시했다. 창의적인 서비스 아이디어도 자유공모로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인미답의 길인 만큼 스마트시티 구축 후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 전망하기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스마트시티가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제안서를 만드는 단계에도 정부와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아 의향서를 먼저 받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투자가 위축돼 참여 기업이 적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상당히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