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외국민이 세계 어디서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국내 의료기관의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정비소를 방문해야 했던 자동차용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는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무선으로 처리 가능해진다. 민·관이 손을 잡고 추진하는 '규제 샌드박스'가 언택트 서비스 확산을 이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0년도 제2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 1월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민간 전담기구)'로 지정된 대한상의에 접수된 과제를 최초로 논의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대한상의가 규제 샌드박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면서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가 민·관 협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심의위에서는 임시허가 3건, 실증특례 5건 등 총 8건 과제가 상정·승인됐다. 이 가운데 6건이 '비대면 서비스' 관련 과제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생산 비대면화 가속화 현상이 샌드박스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심의위는 인하대병원과 온라인 진료 플랫폼 업체 라이프시맨틱스가 신청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 임시허가를 승인했다. 의료기관이 전화·영상으로 재외국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요청 시 의료진 판단에 따라 처방전을 발급하는 게 골자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환자 간 진단·처방 등 의료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외 환자까지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심의위는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언어·의료 접근성 등 어려움으로 애로를 겪는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2년간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정비소 방문으로만 가능한 전자제어장치 SW 업데이트를 무선 통신으로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심의위는 소비자 편의를 고려, 임시허가 승인을 의결했다. 국토교통부는 임시허가 기간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심의위는 △홈(home) 재활 훈련기기 및 서비스 △공유미용실 서비스 △인공지능(AI) 주류 무인판매기 △렌터카를 이용한 반려동물 운송 플랫폼 △AI 드론 활용 도심 열배관·도로노면 점검 서비스에 관한 실증특례 승인을 각각 의결했다.
성 장관은 “교민·근로자·유학생 등 재외국민 건강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과제와 소상공인 부담을 덜 수 있는 '따뜻한 샌드박스' 과제가 상정돼 보람을 느낀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을 뒷받침해 샌드박스가 국가활력 제고에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