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이장식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동화 첨단재료과학부 교수, 통합과정 박영준 씨, 김성훈 씨 연구팀이 3차원이 아닌 2차원 층상구조 소재를 이용한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안정적이면서 저전력으로 동작 가능한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제일원리 계산을 이용해 저항변화메모리 소자에 적용될 수 있는 최적의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물질(CsPb2Br5)'을 설계했다.
최근 고품질 콘텐츠의 배포·전송이 급증함에 따라서 반도체 메모리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세대 메모리 소자의 이상적인 조건은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고, 빠른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야한다. 또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성격을 지니고, 이동성이 뛰어난 모바일 기기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낮은 전력으로 동작해야한다.
국내외 메모리 관련 연구계는 현재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에서 저항변화 현상이 발견돼 저항변화메모리 소자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는 대기 중에서 안정성과 동작 신뢰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제일원리 계산기법을 이용해 여러 구조 할로겐화물의 상대적인 안정성과 물성을 비교했다. 계산 결과 2차원 층상구조인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기존 3차원 층상구조나 다른 층상구조보다 더 나은 안정성과 물성을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구조에서 향상된 메모리 소자 성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2차원 층상구조를 가진 무기물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인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를 합성했고, 이를 메모리 소자에 최초로 적용했다. 기존 3차원 구조 소재 기반 메모리 소자는 100도 이상에서 메모리 특성을 잃어버리는 것에 비해 2차원 소재를 이용한 경우 140도 이상에서도 메모리 특성을 유지했다. 또1V 이내 낮은 전압에서 동작가능한 특성을 보였다.
이번에 제안된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제일원리 계산을 적용한 소재 디자인 기법을 활용하면, 메모리 소자를 위한 최적 물질을 빠르게 선별, 신물질 탐색을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장식 교수는 “컴퓨터 계산으로 메모리 소자를 위한 최적의 신소재를 디자인해 실제 메모리 소자 제작에 적용한 것으로,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모바일 기기나 신뢰성 있는 동작이 필요한 서버 등 다양한 전자기기 메모리 소자에 응용될 수 있다”면서 “고성능 차세대 정보저장 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자연과학 및 응용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