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부터 과세 대상' 펀드 투자 역차별 바로잡는다

[사진=연합뉴스]

펀드 세액공제 미적용 방침에 대한 정치권 반박에 정부가 재검토에 들어간다. 주식 직접투자 대비 간접투자인 펀드 투자가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펀드 투자도 금융투자소득으로 묶거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운용체계를 개편해 세제 혜택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직접 주식투자 수익에 대해선 2000만원 기본공제를 설정하면서 펀드로 투자된 국내주식에 대해선 수익 '1원'부터 과세 대상으로 삼는 불평등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주식과 펀드 모두 이익이 났을 경우 20%(3억원 초과는 25%)의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주식으로 번 돈은 2000만원까지 비과세지만 펀드로 번 돈은 전액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같은 돈을 벌면 2000만원 모두 과세 대상이 돼 금융투자소득세로 400만원(20% 세율 적용)을 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에 대한 시장의 다양한 문제 제기 중 국내주식 펀드에 대한 역차별 주장, 월 단위 원천징수 방식이 과도하다는 주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최종 정부안 단계에서 이런 지적을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획기적으로 개편해 국내주식 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정부는 펀드 투자자의 세 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공제 도입 대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대상과 운용 탄력성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SA는 2016년 출시된 절세 통장이다. 예금, 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할 수 있고 고소득자도 가입할 수 있다.

현행에 따라 ISA를 통해 펀드에 투자할 경우 소득 200만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 저율 과세된다.

또 주식 직접투자 수익과 펀드 수익, 채권과 파생상품 등 기타 금융상품 수익을 모두 묶어 금융투자소득을 산출한 뒤 공제를 적용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기재부가 세액공제를 넓히는 배경에는 정부의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방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불합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일각에선 “주식시장 변동에 크게 휩쓸리는 '개미 투자자'의 직접투자는 위험성이 크기에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한 가운데, 새 제도로 오히려 직접투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만일 정부안이 그대로 펀드에 세금공제 미적용 방침으로 가더라도 국회에 가서 수정될 여지가 크다. 정부는 오는 7일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용할 예정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