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한시 중단했던 정기휴점을 이번 달부터 재개한다. 코로나19 연쇄 휴점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정기 휴무일을 건너뛴 지 석 달만이다. 근무자들의 피로 누적과 소비심리 회복 추세를 감안한 조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3사는 이달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정기휴점에 돌입한다. 통상 백화점들은 매월 하루씩 정기 휴무일을 시행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판매 부진이 심화되자 지난 4월부터 전국 점포의 정기 휴무일을 일괄 반납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롯데백화점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업한 횟수만 30일에 달한다. 단순 매출 손실 규모만 수백억 원대에 이른다. 올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21.5% 줄었고 영업이익은 82.1%나 급감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확진자 동선과 겹친 점포들이 문 닫은 기간만 열흘이 훌쩍 넘는다. 매출은 두 자릿수 줄었고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각 업체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봄 정기세일에 맞춰 전일근무제를 적용했다.
협력사 사정도 고려됐다. 계속된 휴업에 입점 협력사들이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일수 확보가 시급했다. 특히 패션 협력사를 중심으로 재고가 누적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백화점 노동조합은 지난달 정기휴점 시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사측이 코로나19를 이유 삼아 월 1회 정기휴점을 은근슬쩍 없애려 한다고 비판했고 백화점 측은 전일근무제는 상반기 판매 부진을 만회하고 협력사 재고 소진을 촉진하기 위함으로 이는 노사 간 협의에 따른 것이라고 맞섰다.
회사 관계자는 “계속된 영업 중단에 재고부담이 커진 입점업체들이 하루라도 더 문을 열고 영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먼저 요청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당국의 방역 지침도 완화됨에 따라 백화점 3사는 이달부터 정기휴점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6월 들어 명품과 가전 소비가 크게 늘면서 백화점 매출은 상당 부분 회복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매출이 1.0% 늘며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연쇄 셧다운 우려도 줄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완화해 차아염소산나트륨 소독제를 제외하면 방역 조치 후 다음날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예정에 없던 임시 휴점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확연히 줄면서 경영진은 정기 휴점을 진행해도 괜찮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오는 13일 본점·잠실점 등 30여개 점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정기휴무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13일 천호점을 시작으로 20일 무역센터점, 27일 압구정본점이 휴점한다.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은 20일, 명동 본점은 27일 문을 닫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