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면세점에서도 명품 재고 판다…면세업계 “판로 확대 환영”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사진=연합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사진=연합

면세점에서도 재고 면세품 판매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10월 29일까지 재고 물량을 처분해야 하는 면세업계는 판로 확장 효과에 기대감을 표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면세점 내 일부 공용면적에서 재고 면세품 임시판매를 허용한다고 7일 밝혔다. 수입통관 절차를 거친 제품의 면세점 판매가 허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관세청은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면세품을 수입통관을 거쳐 내수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수입통관을 거친 재고 면세품은 면세점 내 판매가 불가해 자체 온라인몰과 백화점·아웃렛 등을 통해 판매돼 왔다. 원칙적으로 면세점은 보세구역으로 지정된 공간으로 면세품만 팔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추가 조치에 따라 유휴공간에서 내수판매를 희망하는 면세점은 서울세관의 검사를 거친 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다른 본부세관은 서울세관의 경과를 지켜본 후 시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관은 면세점 매장 공간 중 고객라운지, 휴게공간, 고객안내데스크 등 면세품 판매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공용면적에 대해 한시적으로 보세구역 지정을 해제할 예정이다.

면세업계는 환영의 입장을 표했다. 앞서 계열사 백화점과 아웃렛, 온라인몰을 통해 실시한 재고 면세품 판매가 흥행을 거둔 만큼 면세점에서도 같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뚝 끊긴 시내 면세점 매장도 간만에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사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사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신세계면세점을 시작으로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이 수차례에 걸쳐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다. 이들 업체가 현재까지 시중에 푼 물량은 400억원 가량으로 점포별로 입고된 상품의 50~90%가 소진됐다.

다만 아직 남은 누적재고 물량이 상당하다. 관세청은 6개월이 넘은 장기 재고 면세품 규모가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면세점들은 해당 재고품을 수입통관을 거쳐 내수 판매할 수 있지만, 기한은 10월 29일까지다.

한번 수입통관을 거친 재고 면세품은 다시 내수 시장이나 면세점에서 판매할 수 없다. 정해진 기한 내 판매하지 못한 재고 면세품은 멸각 등 처리 절차를 밟아야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한 내에 최대한 많은 재고 면세품을 처분해야 하는 만큼 판로가 다양해진 것은 긍정적”이라며 “기존 백화점 판매는 그대로 진행하는 동시에 면세점 라운지 등을 활용해 재고 면세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서울세관과 협의를 통해 소공동 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공용면적에 판매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 신라트립을 통해서만 재고 면세품을 판매해왔던 신라면세점 역시 오프라인 판로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표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재고 면세품 판매처가 온라인에만 한정됐는데 서울 장충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돼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