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개월 만에 8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래 6월 기준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신용대출은 3조원 늘었다.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SK바이오팜 등 공모주 청약 인기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0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3월(9조6000억원), 2월(9조3000억원)에 이은 세 번째로 많은 월별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685조8000억원)은 1개월 사이 5조원 늘었다. 주택 전세·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도금대출 중심으로 집단대출 취급이 늘면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 기타대출(잔액 242조원)은 3조1000억원 불었다. 5월 증가액(1조2000억원)보다 약 2조원이나 많다. 6월 기준으로는 역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늘어난 기타대출의 대부분은 가계 신용대출이었다.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로는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충당하기 위한 수요가 몰린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6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말미암은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에 기업대출 증가세는 주춤했다. 6월 말 기준 잔액이 946조7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5000억원 많았다. 4월(27조9000억원), 5월(16조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나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3조4000억원 축소됐다. 소상공인 매출 부진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중소기업 대출 증가 규모도 4조9000억원으로 전월(13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3조7000억원 늘어 전월(7조7000억원)보다 줄었다.
6월 중 은행 수신은 18조6000억원 늘어 전월(33조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법인 및 개인 자금 중심으로 증가세(32조8000억원)를 지속했다.
가계대출 (기간 중 말잔 증감, 조원)
주 : 1) 예금은행(은행신탁 포함) 기준, 종별대출은 신탁 제외. 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
2)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 등 주택담보로 취급되지 않은 주택 관련 대출 포함
3)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으로 구성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