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새로 선보이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현대식품관 투 홈'의 물류를 현대글로비스에 위탁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물류 계열사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물류 파트너인 CJ대한통운 대신 현대글로비스를 택했다. 범 현대가 손잡고 새벽배송 신사업에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3일 오픈하는 현대식품관 투 홈의 신선식품 배송을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제3자물류(3PL) 위탁 계약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는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에 있는 M4 물류센터를 직접 임차해 상품 입고와 보관, 포장, 배송 등 물류 업무 전반을 전담한다.
범 현대가 관계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글로비스가 특정 사업에서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지분 23.3%를 보유한 대주주다. 주로 현대차그룹 화물 물류를 취급해 왔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로지스틱스에 물류 업무를 위탁해 오다 2014년 롯데그룹에 매각된 이후에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과 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더현대닷컴과 e슈퍼마켓 배송 업무는 대한통운에 맡기면서 새로 시작하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현대글로비스를 택했다. 범 현대가와의 협력을 통한 안정적 사업 확장 전략에 중점을 둔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식품관 투 홈은 백화점 점포 위주로 배송해 온 현대백화점이 대규모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첫 사업 모델이다. 관계사와 협업해 판매량 등 외부 노출 위험을 줄이고 물류비용도 효율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에만 지급수수료와 운반비 등 물류비로 400억원을 썼다. 현대백화점은 새벽배송 사업을 새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 후발 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종합 물류 기업인 현대글로비스의 인프라와 물류 역량을 활용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식자재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 물류 계열사가 없다. 협업을 계기로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비재 물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2일 “현대식품관 투 홈 서비스를 위해 김포에 물류센터를 확보한 것은 맞지만 물류 업무 위탁과 관련해 아직 확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가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식품관 투 홈은 다음달 신선식품 배송 전문몰로 오픈한다. 기존 백화점 점포 배송인 e슈퍼마켓 새벽식탁 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별도 물류센터를 마련, 주문 마감 시간을 밤 11시로 확대하고 주문 가능 상품도 5000개로 늘렸다.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 선두 사업자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프리미엄 상품 구색을 강화할 예정이다. 백화점 식품관 먹거리를 집으로 배달해 준다는 콘셉트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