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시장, 코로나 저성장 장기화…공급망·디지털화 새 화두"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2023년 이후에나 지난해 수준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자동차 산업 공급망 안정성과 밸류체인(가치사슬) 디지털화가 새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이 1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이 1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1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이 소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30%나 감소했다”면서 “올해는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8756만대에서 7000만대 초반으로 줄어들며 20%가량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선진국 수요 감소를 신흥국에서 상쇄했지만 이번에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동반 침체돼 완충 지역이 없다고 강조했다. 수요와 공급 동시에 위기가 왔고, 자동차 산업 자체가 전환기에 진입한 상황인 점도 과거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 소장은 “내년 기술적 반등 효과가 커 자동차 판매는 7000만대 후반까지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2023년은 돼야 지난해 수준으로 판매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내수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1% 정도 줄어든 반면에 수출은 아중동(아프리카·중동)과 중남미 판매 감소로 30∼40%대 감소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전망. (자료=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전망. (자료=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이 소장은 자동차 산업이 코로나 이후 '언택트(비대면)'라는 사회 트렌드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부품 조달 체제를 구축해 수급을 안정화하는 것은 물론 공급망을 가시화해 리스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것으로 봤다.

모빌리티 시장은 공유 서비스 기피 트렌드로 전환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 속도는 다소 감소하는 대신 단독 이용이 가능하고 위생 관리가 쉬운 점유형 모빌리티 서비스로 수요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장은 “일시적 공유라는 개념보다는 일시적 점유 방식으로 변할 것이고, 대중교통 대안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부상할 것”이라면서 물류와 같은 사물 이동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친환경 소비 의식 강화와 전기차 지원 정책 확대 등 우호적 환경을 기반으로 전동화 확산도 지속할 전망이다. 고령층 디지털 기술 이용률이 증가하는 등 디지털 경험이 일상화되면서 커넥티비티 시장 성장 가속도 기대된다.

이 소장은 “자율주행은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물류와 배송 등 사물 이동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다만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공존해 당분간 레벨 2·3의 주행 안전 보조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이어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2021 올해의 차(COTY)' 전반기 심사를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신차 가운데 회원사 온라인 투표를 통해 1차 후보로 선정한 14개 브랜드 20대 신차가 평가를 받았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