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전력시장콘퍼런스]"지금이 도매전력시장 개혁 적기…자율 계약시장으로 전환해야"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에서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에서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전력산업 환경에 따라 도매전력시장(CBP)을 빠르게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산조정계수제도를 개편하고, 장기적으로 자율 계약시장을 도입하는 등 근본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발전이 더딘 에너지신산업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 2020)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도입된 지 19년을 맞은 우리나라 도매전력시장이 근본적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분산발전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속도를 내는 등 에너지산업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도매전력시장도 이에 걸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유가가 낮아진 지금이 도매전력시장을 개편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도매전력시장은 세계적인 에너지전환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을 지원하고 신사업·기술을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단기(2020~2024년)·중기(2024~2030년)·장기(2030년 이후)로 나눠 전력도매시장 개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유가가 떨어지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낮은 지금이 전력 도·소매시장 개혁의 적기”라면서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석탄·원자력 등 기저발전 정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빠르게 가격입찰 기반 시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내년부터 정산조정계수를 단계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도매전력시장 정산조정계수가 신산업·기술을 유인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 일반 발전기를 정산조정계수 제도에서 제외해야 한다”면서 “장기로는 현행 정산조정계수를 폐지하고, 도매전력시장을 경쟁·자율계약 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에서 조영탁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에서 조영탁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신산업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이행하기 위해 에너지 신산업 서비스 확산 모델을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상학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스마트수요관리 PD는 “에너지 신산업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형 산업”이라면서 “국내에서는 에너지산업 디지털 전환과 그린뉴딜 신서비스를 육성하고, 원격검침인프라(AMI) 등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유통망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외국은 에너지전환이나 신산업 육성을 단계적으로 했지만 우리나라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도매전력시장이 한계에 돌입했고, 신기술이 들어올 때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거버넌스 차원에서 방향성을 갖고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