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0.50% 동결...부동산 과열 의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현재 연 0.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과열 상태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0.50%로 유지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6명 전원이 동의한 결과다.

한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내린 뒤 지난 5월 연 0.5%로 추가 인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를 지원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최근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 뿐 아니라 주식시장까지 흐르며 추가 인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 수단보다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등을 활용하는게 더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수급 대책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대응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가 확고하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 주택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반기 경기 상황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총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들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출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직전 전망 이후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었다”며 “기존에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가 6월에 진정돼 하반기에는 더 수그러들 것으로 전제를 했는데, 7월 2주가 흘렀는데도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올해 중 GDP(국내총생산)에 대해서도 지난 5월 전망치인 〃0.2%를 밑돌 것이라고 수정 전망했다. 앞서 5월 28일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코로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을 경우 GDP 성장률이 -1.8%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아직까지는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이 총재는 전했다.

아울러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0.1~0.2%p 제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3차 추경에도 장기 금리가 추경의 영향을 이미 선반영했고, 투자수요도 견조하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한국판 뉴딜이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금리 외 정책 수단의 하나로는 국채매입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일례로 정부의 국채발행이 확대되고 그에 따른 수급 균형이 깨져서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 국채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국채 매입 규모와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