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제품에 많이 활용되는 스테인리스 강판의 사용범위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흑색 스테인리스 소재 구현기술이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제한적이었던 스테인리스 적용제품의 표면 감성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고급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양금속(대표 배명직)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을 받아 선명한 흑색을 낼 수 있는 전해발색 스테인리스 소재기술을 개발 완료하고 가전·자동차·가정용품 기업 등과 제품 상용화를 협의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스테인리스는 녹과 스크래치가 쉽게 생기지 않고 내구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소재특성상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없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기양금속은 스테인리스에 색을 입히기 위해 사용되는 기존 화학발색 스테인리스 소재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기존 화학발색 스테인리스 착색기술은 건축물 내·외장에 폭넓게 사용되지만 불투명한 도장으로 피복돼 스테인리스의 질감을 살리기 어려웠다.
기양금속의 전해발색 기술은 스테인리스강 표면에 매우 얇은 간섭피막을 형성해 색을 내기 때문에 스테인리스강의 본래 금속감이 그대로 살아나 색감이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특성이 있다. 또 발색 피막이 매우 얇기 때문에 소재 표면 상태를 손상하지 않고 치수정밀도도 변하지 않으면서 선명한 색을 만들 수 있다. 또 피막의 성장에 의해 스테인리스의 장점인 내식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무기산화물 피막으로 내후성과 내광성도 우수하며 소재와 밀착력이 강하고 가공성, 내충격성, 내마모성이 뛰어나다. 특유의 금속광택에 의한 아름다운 외관과 우수한 내식성 때문에 건재, 욕조, 가전, 주방기기, 차량 등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노병호 기양금속 연구소장은 “도료나 염료 등에 의한 착색이 아니라 투명한 산화피막에 의한 빛의 간섭작용을 이용한 순도 100%의 선명한 색채를 구현한다”면서 “스테인리스가 갖는 아름다운 금속광택이나 다양한 연마 방법에 의해 나타나는 표면 모양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스테인리스를 컬러 처리하는 표면처리·개질기술”이라고 말했다.
스테인리스는 최근 기호의 고급화와 디자인, 인테리어의 다양화에 힘입어 소재 사용량이 확대되고 있다. 내식성과 유지관리성이 좋아 내장재는 물론 외장재까지 적용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양금속은 스테인리스 소재의 광택감이나 내후성은 그대로 유지 또는 개선하면서 색의 균일성과 재현성을 높여 건축 재료는 물론 가전, 주방기기, 가정용품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명직 기양금속 대표는 “최근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가 활발한 가운데 흑색 스테인리스는 일본과 유럽이 독식하는 신소재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스테인리스강 표면개질기술로 얻어진 착색피막과 표면특성 개선은 타 분야 기술과 접목해 국산 소재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