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서울 전지역 공략...국내업계 "시장상황 맞는 책임 필요"

'라임', 서울 전지역 공략...국내업계 "시장상황 맞는 책임 필요"

글로벌 1위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기업 라임이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 지역 확대를 추진한다. 국내 공유킥보드 사업자 중 서울 전체를 활동 무대로 삼으려는 첫 시도다. 오는 12월부터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허용되는 등 각종 규제가 풀림에 따라, 선제적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라임은 전동킥보드 충전 인력 '쥬서'를 대상으로 최근 이 같은 시장 확장 계획을 공지하고 새로운 배치전담 인력 시스템 '쥬디' 확보에 돌입했다. 쥬디는 1톤 트럭 또는 승합차를 보유한 쥬서 중 1톤 트럭 혹은 승합차를 보유한 인원이 대상이다. 라임은 이들을 통해 차량 1대당 전동킥보드 30~50대를 적재해 신규 확장 지역(동작구·관악구·영등포구·강서구·광진구·강동구) 등에 대량 배치할 계획이다. 하루 100대 배치 기준 총 24만원(프로모션 포함)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인력 확보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미 라임 애플리케이션(앱) 상으로는 한강공원 등 일부 전동킥보드 출입금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서울 지역을 대여 및 반납 가능 지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도 과천시·성남시 등에 배치가 이뤄진다. 운행 지역에 대한 제한을 대부분 해제한 셈이다.

이 같은 라임의 확장 전략은 지난달부터 구형 라임 전동킥보드가 국내 대거 유입되면서 이미 예고됐다. 라임은 국내 시장에 3세대 신형 모델을 주력 투입했으나, 최근에는 미국·유럽에서 주로 활용되던 2.5세대 모델을 신규 지역에 집중 배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용이 크게 감소한 글로벌 시장 대비 국내 시장에 자원을 집중하는 행보로 해석됐다.

글로벌기업의 자금 공세에 국내 사업자들은 우려를나타내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라임은 월간활성사용자(MAU) 기준 국내 서비스 '씽씽'과 근소한 차이로 2, 3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라임 6만8172건, 씽씽 5만6884건을 기록해 라임이 이미 크게 앞섰다. 씽씽이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한 6월에도 라임 7만3921건, 씽씽 7만4289건으로 나타나 사실상 비겼다. 라임이 확보한 전동킥보드 숫자도 씽씽의 8000여대 대비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MAU가 같다면 이용요금이 더 비싼 라임의 운영 규모가 더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는 라임의 확장이 시장 잠식 외에도 공유킥보드 업계 전반 여론을 악화하는 '미꾸라지'로 작용할 점을 우려한다. 앞서 진출한 프랑스 등에서 운영 총량을 제한하는 규제안이 도입된 배경에는 글로벌 업체의 무분별한 사업 확대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운영 확대에 걸맞는 관리 역량이나 책임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업계 전반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공유킥보드 업체 한 임원은 “지자체와 논의 자리에서도 라임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장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이 잦았다”며 “국내 정부나 시장을 염두에 두지않고 자본력으로만 승부하는 전략은 업계 전반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