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임상 2상 결과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신청해 조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업 생산을 9월 송도 1공장에서 개시할 것”이라면서 “2상 결과가 유효하다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즉각 출시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주 피험자에게 첫 투여를 시작하며 인체 임상에 본격 돌입한다. 임상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3분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 현지 환자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임상 1상을 실시한다. 글로벌 임상 2상과 3상을 통해 내년 1분기까지 결과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내 치료제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다.
2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될 경우 즉시 대량 공급이 가능하도록 상업 생산과 긴급사용승인 신청도 함께 준비한다. 생산능력(CAPA)도 최대로 확보한다. 생산능력을 최대로 가동했을 때 셀트리온은 연간 최대 600만명에게 투여가 가능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제품 재고 수준을 고려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할당할 생산 물량을 결정할 계획이다. 부족하다면 위탁생산(CMO) 업체 활용 계획도 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을 확보한 후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중화능을 보이는 항체를 선별했다. 지난달 페럿을 대상으로 한 효능시험에서는 폐의 염증 수준이 현저히 개선되고 바이러스 역가가 100분의 1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햄스터 실험에서도 바이러스가 190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영장류 실험에서도 특이사항과 독성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비한 '슈퍼 항체'도 준비하고 있다.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 돌기 단백질의 S1 부위를 타깃으로 개발됐다. 추가적으로 변이에 대비해 바이러스 변이가 적은 S2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치료제도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개발 중이다.
서 회장은 “세계적으로 51개사가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좋으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