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친환경·저탄소 기반이 되는 그린경제로 가속화를 서두르면서 신재생에너지가 다시 전면에 부상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물을 활용한 수상태양광은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주민수용성이 높아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수상태양광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청풍호를 찾았다.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충주댐은 높이 97.5m, 제방길이 447m로 국내 최대 규모 콘크리트 중력댐이다. 총저수량은 27억5000만톤이고 댐의 연평균 물유입량은 33억8200만톤으로 충북과 수도권에 물을 공급한다. 댐 발전용량은 41만㎾로 3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만수위 때의 수면면적은 97㎢로 우리나라 최대 담수호를 이룬다. 단양과 충주를 오가는 유람선이 운항될만큼 커다랗다. 이 담수호가 바로 단양과 제천 충주 등 3곳이 인접한 청풍호다.
◇청풍호에 핀 수상태양광
청풍호에는 충주댐과 함께 전기를 만드는 시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청풍호 수면에 장식된 수상태양광이다. 청풍호 수상태양광은 3㎿ 발전용량으로 연간 4000㎿h 전력을 생산한다. 1㎿ 단위로 태양광 패널을 3군데에 설치했다. 3㎿ 발전용량은 1000가구에 공급하는 전력규모다.
수상태양광은 지상에 설치된 태양광 구조와 같다. 다만 상수원인 물에 설치되는 만큼 부품 관련해 까다로운 친환경성과 내식성을 갖췄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고내식성 철재인 포스맥을 지지구조물로 사용해 안전하고 태풍에도 끄떡없도록 설계됐다. 포스맥은 기존 일반 합금강 대비 5배 이상의 내식성을 보유했다. 태양광 모듈, 구조체, 부유체 등 모든 기자재는 '수도용 기자재 위생안전기준'에 따라 납, 카드뮴 등 44개 시험 전 항목을 만족시킨 제품만이 사용된다.
댐에 불어오는 풍속과 파랑고 등 설계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물밑에는 계류장치가 있어 수위에 따라 물이 오르고 내릴 때 지지해준다.
전경식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지사 발전부장은 “청풍호 태양광은 순간풍속 초당 52.5m 바람과 강한 태풍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며 “태풍에도 떠내려가지 않도록 계류장치가 잡아준다”고 설명했다.
지상 태양광보다 효율이 좋은 것도 수상태양광의 장점으로 꼽힌다. 전 부장은 “태양이 뜨거운 시기에도 물이 패널을 식혀줘 뜨거운 여름에도 지상보다 전력효율이 좋다”고 설명했다.
◇주민수용성 상대적으로 높아
지상태양광이나 풍력에 비해 주민수용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도 수상태양광의 장점이다.
2017년부터 충주댐의 수상태양광 설치 전후와 설치·대조지점 수질을 분석한 결과 수상태양광 설치로 인한 수질이나 퇴적물 및 생태계 변화가 없었다. 3㎿ 태양광시설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최대 0.07mC로 인체보호기준의 1000분의 1수준으로 인체에 영향 없음이 확인됐다.
수상태양광 구조물에 그늘이 지면서 치어가 자라기 안성맞춤인 곳이 되는 상황이다. 청풍호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어민도 태양광 설치이후 오히려 어획량이 늘었다고 전한다.
수상태양광은 호수나 댐 저수지 물 위에 설치해 공간 제약과 환경 훼손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산지에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평균경사도가 15도 이하여야 하고 대체산림을 조성해야할 의무가 있어 지상에서는 태양광을 설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 부장은 “수상태양광은 8년 전부터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 절차를 거쳐 수질오염이나 수생태계 교란 등에 대한 우려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안전한 기자재를 사용하는 만큼 설치에 크게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2030년 2.1GW 설비 구축 목표
수자원공사는 앞으로 수상태양광 설비를 2030년까지 2.1GW로 늘릴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2012년 합천댐에 세계 최초로 댐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을 시작으로 보령댐, 충주댐 등지로 확대했다.
수상태양광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수상태양광을 재생에너지 핵심으로 키울 방침이다. 수자원공사가 보유한 댐과 저수자 면적의 약 6%를 활용할 경우 이 같은 설치가 가능하다. 2.1GW 개발시 청정에너지 연간 2745GWh 생산이 예상된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통해 연간 1482톤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128만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30년생 소나무 1억9000만 그루가 들이마시는 CO₂ 양과 같다.
수자원공사는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해외 시장 판로개척에도 나선다. 2016년부터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총 9개소에 수상태양광 설비를 수출한 만큼 중소기업 기자재의 해외 판로를 지속 지원한다.
수자원공사 에너지 생산 능력
충주=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