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웹페이지 스크롤을 내리다 본 광고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상품인 때가 있다. 다이어트를 생각 중이었는데 하필 다이어트 도시락 광고가 나오거나 아기가 태어날 예정인데 유모차 광고가 표시된다.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광고 지면에 접근하는 사용자를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하기 때문이다.
전통 광고는 광고주가 광고를 접하는 오디언스(시청자)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특정 신문 광고 지면 혹은 방송 광고 송출 시간대를 필요한 시간 동안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동일한 광고를 집행하므로 정밀한 타기팅이 불가능하고 광고 효과도 정확하게 측정하기 힘들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맞춤형 추천 광고' 개념이 등장했다. 이전처럼 광고를 집행할 지면을 사전에 미리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사용자에게만 광고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광고 집행 수요가 있는 광고주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 높은 광고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주체를 광고 자동화 플랫폼(DSP)이라고 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DSP 플랫폼 제공업체에 해당된다.
DSP는 이용자가 광고 지면에 접근하면 0.1초 안에 대상, 시간, 구매 확률 등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광고 송출 여부를 결정하고 광고 지면에 입찰한다. 실시간입찰시스템(Real Time Bidding, RTB)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고도화된 머신러닝과 데이터 처리 기술을 필요로 한다. 또 단일 지면이라도 동일 광고를 반복적으로 송출하지 않는다. 이용자 행동 기반 데이터를 학습해 구매 전환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광고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보여준다.
광고 송출 과정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AI가 활용된다.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빅데이터와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광고 효과를 예측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3만여 편에 달하는 TV와 디지털 영상 광고의 영상데이터, 메타데이터,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구축했다. 광고 영상 내 이미지와 음성을 텍스트로 변화해 광고 영상을 분석한다. 광고 모델과 배경, 소재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브랜드별 영향력을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스타트업 아드리엘은 간단한 문구, 사진 등록만으로도 알아서 폰트와 색상, 배치 광고 크기 등을 각 광고 채널에 맞도록 설정해 준다. 광고주가 어떤 플랫폼에 더 주력해야 할지 실시간 리포트도 제공한다. 소상공인 등이 적은 예산으로도 광고 성과를 거두도록 돕는다.
AI 활용으로 광고 효율이 높아지면서 광고 시장은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제일기획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며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37.5%에서 42.2%까지 높아졌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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