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철 경남과기대 교수팀, 중수소 흡착 현상 세계 최초 발견

왼쪽부터 오현철 경남과기대 교수, 문회리 UNIST 교수, 오인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
왼쪽부터 오현철 경남과기대 교수, 문회리 UNIST 교수, 오인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고순도 중수소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국립 경남과학기술대(총장 김남경)는 오현철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문회리 UNIST 교수, 오인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과 공동으로 '플렉시블 금속-유기 골격체'에서 중수소에 의해서만 기공이 열리는 흡착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수소 동위원소 '중수소'는 미래 에너지라 불리는 인공태양을 만드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중수소는 전체 수소 중 0.016%로 극히 미미하고, 수소 혼합물에서 중수소를 분리하기도 어려워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플렉시블 금속-유기 골격체는 외부 자극에 반응해 구조가 바뀌고 기공 크기도 변하는 독특한 다공성 물질이다. 기체 종류나 압력에 따라 선택적으로 기공을 팽창시킬 수 있어 '크기가 다른' 기체를 분리할 때 활용한다.

오 교수팀은 대표적인 플렉시블 금속-유기 골격체인 'MIL-53'에서 특정 온도 및 압력 아래 중수소에 의해서만 기공이 열리는 호흡 현상을 처음 발견했다. 플렉시블 다공성 물질이 특정 동위원소에 의해서만 기공이 열리는 현상을 처음 보고한 연구다.

수소 동위원소 기체를 만날 때 기공 구조가 바뀌는 'MIL-53(Al)'을 선택, 중수소 흡착에 의해서만 구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하게 분리 시스템을 설계하고 가공하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동위원소 분리 및 중수소 농축이 가능하다.

오 교수팀은 새로운 흡착 현상을 이용해 MIL-53(Al) 1g 당 32mg이라는 많은 양의 중수소를 얻는데도 성공했다. 기존 연구에서 중수소 분리 양은 다공성 물질 1g당 중수소 최대 12mg에 그쳤다.

오 교수는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호흡현상을 이용해 기존에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동위원소 분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응용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